여행 플랫폼의 이해와 활용법 2편
리서치 기관인 컨슈머 인사이트에서는 매년 소비자들의 여행상품 구매 채널에 대한 이용 경험에 대해서 조사를 합니다.
"지난 1년 간, 이용해 본 적 있는 여행상품 예약 채널은 어디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는데요. 성인 1만 명 이상의 표본을 바탕으로 한 조사에서 1편에서 이야기한 여행 플랫폼 트렌드는 지표로 나타납니다.
일부러 (좌측)2019-2020년과 자료와 (우측)2018-2019년 자료를 묶어두었는데요.
우측에 있는 조사자료에서는 Top 5 안에 국내 여가 플랫폼인 야놀자를 필두로 호텔 예약 플랫폼인 아고다, 항공권 메타 서치인 스카이스캐너 등 글로벌 여행 플랫폼들이 최상위 그룹에 있습니다. 그러나, 좌측에 있는 자료를 보면 최상위권에 야놀자, 여기어때, 네이버 여행 등 국내 기반의 여행 플랫폼들이 높은 점유비로 상위권을 기록했다는 점을 볼 수 있었습니다.(물론, 네이버는 종합포탈입니다만)
장기화된 코로나는 이렇게 해외여행 대신 국내 로컬 여행을 활성화시키면서 국내 콘텐츠를 기반으로 한 여행 플랫폼들의 성장을 가속화시켰습니다. 특히, 야놀자와 여기 어때의 성장이 고무적이었는데요. 2020년 7,8월 하계시즌에는 월간 활성화 사용자수 MAU가 최고치를 찍는 등 국내 숙박을 근간으로 레저 액티비티 군을 강화하며 새로운 트렌드들을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유통판로 관점에서 이러한 여행 플랫폼들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요?
우선, 국내 주요 여행 플랫폼 별로 규모 및 특징을 알아보겠습니다. App을 기준으로 각 여행 플랫폼들의 규모와 특징들을 알아보려면 몇 가지 정량적 수치가 필요합니다. 시장 장악력과 특징을 보여주는 여러 지표들이 있지만, 크게 누적 다운로드 수(21.03.01 안드로이드 기준), MAU(월간 활성화 사용자수), 입점 수수료, 기타 특징으로 나누어 보았습니다.
우선, 야놀자와 여기어때는 안드로이드 구분 기준으로 누적 다운로드 수가 1000만 회 이상입니다. 실제로는 더 되겠지만 안드로이드에 표시된 최소 수치로 봤을 때도 이미 다운로드 수와 이용자 수가 막강하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MAU는 야놀자의 경우 피크였던 2020.07 기준 216만, 여기어때는 2020.07 기준 185만을 찍었는데요. 국내 로컬 여행에서 여행상품을 구매 시 주축이 되는 부분이 숙박이기 때문에 실제로 국내 숙박에 있어 차별화된 상품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 이 두 플랫폼을 활용하는 비중이 높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물론, 이러한 막대한 트래픽을 바탕으로 럭셔리호텔, 레저 액티비티 상품군으로 확장하고 있지만)
입점사 관점에서 숙박 기준으로 수수료가 약 10~15% 정도인 걸로 알려져 있는데요. 레저 액티비티의 경우 그보다 낮은 10% 미만의 수수료를 받고 있다고 합니다. 입점 수수료라는 게 사실 추가 광고료 등 여러 가지 옵션 및 플랫폼의 정책 변화에 따라 달라지는 부분이 많지만 참고 수치입니다. 여기서 한 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야놀자, 여기어때의 투어/액티비티 상품 카테고리에 대한 부분입니다.
두 플랫폼은 2018년 6월 말(여기 어때), 7월 초(야놀자) 비슷하게 액티비티 서비스를 공식 오픈했는데요. 사실 플랫폼 입장에선 액티비티 상품은 객단가도 낮고 큰 수익이 되지는 않지만, 앞으로의 여행 소비에서 좀 더 중심적인 자리를 차지할 액티비티/체험상품에 대한 중요성을 인지한 듯합니다. 야놀자의 경우 액티비티 상품을 오픈하기 전에 약 400억을 들여 대형 레저시설사를 중심으로 테마파크, 박물관, 투어패스 등을 공급하고 있던 레저큐를 인수하며 상품 카테고리를 늘리는 등의 전략적 합병을 하기도 했습니다.
다음으로 마이리얼트립과 와그를 보면 입점 수수료는 둘 다 약 15~20% 선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다만, 두 플랫폼은 원래 해외여행을 메인으로 진행하다가 코로나 이후 국내로 빠르게 *피보팅 한 경우로 현재는 국내 로컬 중심으로 상품군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특히, 마이리얼트립은 코로나 이후 가이드 매니지먼트사인 가이드라이브와 제휴하여 랜선 여행을 시리즈로 선보이며 시장의 호평을 받아 왔는데요. 해외에서 오랜 시간 활동한 베테랑 가이드분들을 활용하여 국내 랜선 여행을 테마별로 만드는 등 비대면 랜선 여행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줬습니다.
*피보팅(Pivoting) : 트렌드나 외부환경 변화에 따라 기존 사업 아이템을 바탕으로 사업의 축을 전환함
추가로 한 가지 특징적인 사실은 입점 구조에서 마이리얼트립은 애초에 P2P 플랫폼 형태로 개인 파트너들이 가이드로 등록하고 셀러가 되는 형태로 출발했기에 사업자 파트너가 아니더라도 입점이 가능한 반면, 와그의 경우 최초 모바일 기반의 액티비티 플랫폼을 설계할 때부터 개인 파트너가 아닌 사업자 파트너 하고만 입점 계약을 해서 운영한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각각 장단점이 있는 부분이죠.(최근엔 마이리얼트립에도 사업자 파트너가 공급하는 상품들이 많아졌긴 합니다)
이외에 주목할만한 여행 & 여가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에 대해서도 소개드렸는데요.
단순히 여행이라는 정의로는 다 담기 어려워서 최근 20대 후반-30대 중반 회원 비중이 크게 늘고 있는 프립, 2030 여성회원에게 압도적인 사랑을 받고 있는 핸드메이드 작가 플랫폼 아이디어스, 펀딩 플랫폼 와디즈까지 스타트업의 Product군에 맞게 꼭 여행 플랫폼은 아니더라도 적용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서 이야기드렸습니다. 특히나 상대적으로 신생 플랫폼들의 경우 입점 후 운영관리만 잘 된다면 플랫폼의 성장과 함께 시장의 주목을 받을 확률이 높기에 주목해봐야 할 부분이었습니다.
이어서, 강의에서 제일 중요한 부분인 여행 플랫폼의 활용에 대한 이야기를 이어나갔습니다. 유통판로 관점에서 여행 플랫폼을 활용하는 데 있어서 크게 2가지 방향을 잡았는데요.
1. 상품 판매 목적이 최우선이라면
→직접 입점 : 야놀자, 여기어때, 마이리얼트립, 와그, 프립, 클룩, 아이디어스, 와디즈
→간접 입점 : 네이버 여행, 트리플 (큰 공급사와 거래하는 *메타 서치라 직접 입점사를 통해 상품 노출 가능)
*메타 서치 - 공급사의 가격을 비교 중개하는 검색엔진 위주의 서비스 플랫폼 / 예)스카이스캐너, 호텔스컴바인
2. 브랜드 홍보 목적이 최우선이라면
→직접 입점 : 아이디어스, 와디즈 (추후, 오프라인 스토어 연계 전략 / 롯데백화점 아이디어스 스토어, 성수동 공간 와디즈)
→간접 입점 : OwnedMedia 채널에 브랜드 스토리 중심으로 홍보 강화 (페이스북, 구글 타깃 광고)
먼저 다 중요하지만 당장의 상품 판매목적이 최우선이라면 수수료를 지불하고 플랫폼에 입점하여 상품을 판매하는 것입니다. 다만, 유의해야 할 점은 장기적으로는 투트랙 전략으로 플랫폼에서 자사의 브랜드가 노출/판매되는 것과 자사의 Owned Media 채널이 같이 커나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처음부터 같이 성장이 쉽지 않지만 결국엔 플랫폼을 통해 자사의 브랜드를 경험한 고객이 자사의 자체 채널로도 유입이 될 수 있어야 건강한 성장이 가능합니다.
추가로 고려해야 할 점은 첫째, 비용입니다. 여행 플랫폼 역시 비용 측면에서 가입비, 판매수수료, 결제 수수료(PG사), 추가 광고비(상위 노출) 등 플랫폼들마다 여러 형식의 구조를 띄고 있는데요. 어떤 플랫폼에 입점하던 지 이러한 비용 범위와 비용을 지불함으로써 얻는 편익에 대한 조건을 꼼꼼히 확인하고 의사 결정해야 합니다. 둘째, CS 지원입니다. 플랫폼은 대부분 통신판매 당사자가 아닌 통신판매 중개업자이지만 각각의 플랫폼마다 판매한 상품에 대해서 고객 컴플레인이 들어왔을 시 처리하는 프로세스나 정도가 약간씩 상이합니다.
최종적으로는 셀러인 판매자가 응대를 해도 플랫폼 CS팀에서 판매자-소비자 간의 중재 역할을 하고 있는지 살펴봐야 합니다. 이런 부분은 기존의 고객 후기에 대한 관리사항을 모니터링하거나 소비자 보호원, 공정거래위원회 내 여행 플랫폼 관련 이슈들을 찾아보면 유용합니다. 셋째는 여행 플랫폼 별 자체 마케팅 지원에 대한 부분입니다. 물론, 입점사 입장에서 이런 걸 자세히 알기는 어렵지만, 각각의 플랫폼들이 가지고 있는 마케팅 프로모션 계획(기획전, 쿠폰, 타임세일, 핫딜 이벤트 등)을 알고 그에 맞춰 자사의 브랜드 상품을 조율한다면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추가 홍보하는 효과를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다음으로 스타트업으로서 당장의 브랜드 홍보 목적이 최우선이라면 펀딩 플랫폼에 입점하는 것입니다. 판매와 브랜드 홍보의 목적을 딱 잘라 설명할 수는 없지만 자사가 다루는 Product에 대한 문제의식이 명확하고, 지향점이 확실하다면, 그간의 과정을 스토리텔링 하여 2030 MZ세대에게 적극 어필할 필요가 있습니다. 최근 MZ세대들의 "돈쭐 내주자"라는 말이 각종 언론과 SNS에 이슈가 된 적이 있었는데요. MZ세대, 그중에서도 특히 Z세대(25세 미만)에게서 가치소비라고 하는 소비현상이 많이 관찰되고 있습니다. 꼭 대기업의 빅브랜드가 아니더라도 나와 추구하는 문제의식이나 방향성이 비슷하고, 해당 브랜드의 가치관이 마음에 든다면 지갑을 여는 것이죠. 그래서 이러한 가치를 나타내기에 펀딩 플랫폼이 유리하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펀딩 플랫폼 역시도 입점 시 고려해야 할 조건들이 있습니다. 기본적인 판매수수료, 결제 수수료(PG사) 외에도 펀딩 플랫폼 별로 소비자들의 이용행태를 잘 모니터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특정 펀딩 프로젝트가 인스타그램에서 얼마나 회자되는지 해시태그 수를 살펴본다던 지 검색포탈의 검색 결과 등 펀딩 프로젝트를 론칭하기 전, 자사의 상품과 연계해서 고려가 필요한 부분입니다.
글로 풀어쓰다 보니 두서없이 길어졌는데요.
아무쪼록, 플랫폼 별 특성을 잘 이해하고, 여러 가지 시도를 반복해나가면서 비즈니스가 성장하기를 바라는 마음이었습니다. 마지막 Q&A 시간에 주셨던 질문들 중에 꼭 이렇게 여행 플랫폼을 활용해야 하는지? 코로나 이후를 지금부터 준비해야 하는지? 등의 이야기가 있었는데요. 제가 드린 답변은 불어오는 바람의 방향에 맞서서 기존의 방식으로 부딪혀 싸우려는 것보다, 불어오는 바람의 방향을 잘 읽고 조그마한 돛단배라도 띄우자는 말을 드렸던 것 같습니다. 이게 더 효율적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