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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공간

로컬 투어 : 부산 전포동 (랜드마크9&소셜클럽부산)

by 피터

카페 상호명을 버젓이 랜드마크라고 쓰는 곳이 있습니다. 부산의 백종원 선생님이라고 불리는 문정호 대표의 빈티지 사단이 운영하는 공간 '랜드마크9'인데요. 부산 전포역 7번 출구로 나와서 몇 발자국 걸으면 보이는 이 공간으로 이번 시간에는 떠나보려 합니다.


우선, 아래 사진의 외부 전경을 보겠습니다. 유리로 된 둥근 건물 주변에 소셜 마켓 현수막 등 다양한 스토어들이 보입니다. 짐작하셨을까요? 네, 맞습니다. 이곳은 카페 외에도 소셜마켓, 베이커리, 미용실, 편집샵 등이 샵앤샵 형태로 모여있는 복합 문화공간인데요. 부산 소셜마켓이 입점한 구건물과 랜드마크9이 입점한 신건물이 묘한 형태로 조화를 이루며 공간을 이끌어가고 있습니다.


20210407_124557.jpg 랜드마크9 외부 전경 ⓒ 피터


앞선 글에서 '빈티지38', '로망34' 등 빈티지 사단에서 운영하는 공간들을 봤지만 공통점이 있다면 하나같이 개성이 뚜렷하다는 점입니다. 구체적으로 공통된 디자인상의 특징이 있는 것도 아니고, 공간 구조와 내부 인테리어 등 각각의 공간이 드러내는 개성이 명확해서 방문객들로 하여금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공간들이기도 합니다.



20210323_163509.jpg 랜드마크9 입구 ⓒ 피터


입구 앞에 서면 고풍스러운 디자인의 집기류들이 눈에 띄는데요. 한눈에 봐도 예사롭지 않은 공간임을 알 수 있습니다. 조명과 서랍, 테이블 등 특색 있는 집기들이 풍기는 아우라가 공간에 대해서 궁금증을 불러일으켜 빨리 들어가고 싶게 만드는 것 같기도 합니다. 호기심을 안은 채 안으로 들어가 보겠습니다.


20210323_164157.jpg 랜드마크9 1F 내부 ⓒ 피터


내부로 들어오면 밖에서 봤을 때와는 또 다른 느낌의 인테리어가 펼쳐지는데요. 널찍한 공간에 여유롭게 놓여있는 나무 모양의 장식과 조명들이 상당히 느낌 있게 다가왔습니다. 디테일한 디자인에 있어서도 과하고 부담스러운 느낌보다는 적당히 연출된 듯한 느낌이 좋았는데요. F&B 창업, 그중에서도 카페 운영에 있어 음료 외에도 공간 디자인의 중요성에 대해서 실감하게 해주는 부분이었습니다. 꼭 면적이 넓고, 화려한 것보다도 사람들의 이목을 끌 수 있는 적절한 소품의 비치와 공간 구성이 대놓고 포토존이라고 말하는 것보다 더 세련되 보이는 운영방식이기도 합니다.


20210323_164732.jpg 랜드마크9 1F 전경 ⓒ 피터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에서 살펴보는 1층의 모습은 더욱 느낌이 있었습니다. 중세 유럽의 궁전에 들어온 것 같기도 하고, 둥그런 건물 안에서 펼쳐지는 집기들의 향연이 꽤나 여러 가지 상상을 불러일으켰던 것 같습니다. 특히나 유리창으로 둘러싸인 건물의 외부에서 보는 카페의 모습과 카페 내부에서 바라보는 창밖의 느낌이 참 묘하게 달랐습니다. 같은 장소라도 어떤 위치의 공간에서 바라보고, 느끼냐에 따라 경험할 수 있는 스펙트럼이 달라지는 느낌이었죠.


20210323_164758.jpg 랜드마크9 2F 전경 ⓒ 피터


2층에 올라가면 모던한 느낌의 가구들이 반겨주는데요. 테이블 외에도 계단식 좌석 등 다양한 형태의 공간이 있어서 무언가 좀 더 편한 환경에서 담소를 나누기 좋은 공간 같았습니다.


20210323_164945.jpg 랜드마크9 2F 전경 ⓒ 피터


무언가 새로운 아이디어가 필요하다거나, 심리적으로 좀 더 편하게 이야기를 나누고 싶을 때 추천할 만한 공간이더군요. 어찌 보면 공유 오피스나 코워킹 스페이스의 느낌이 나기도 합니다. 스타벅스의 공간 비즈니스 성공으로 집과 사무실 외에 제3의 공간에 대한 실험들이 이어지고 있는데요. 프랜차이즈가 아닌 로컬 브랜드 공간의 이러한 시도들이 신선하게 보이는 순간입니다. 스타벅스 재팬의 사례를 보면 카공족 또는 사무실이 아닌 카페에서 잠깐씩 일하는 직장인들을 위해 일부 공간을 아예 1인 비즈니스 테이블처럼 세팅해서 운영하는 사례들을 볼 수 있었는데요. 수요가 높은 이런 니즈를 가진 방문객들을 좀 더 편안한 환경에서 끌어안아, 서비스를 추가적으로 구매하게 만드는 전략도 요즘 트렌드에 맞는 운영방식이 아닌가 싶네요.







※ 창작자를 위한 편집샵, 소셜클럽부산


카페인 랜드마크9 입구로 들어가면 한쪽면에는 부산 최대의 상설 프리마켓인 소셜클럽부산이 있습니다. 전국구 서비스에 비유한다면 요즘 핫한 '아이디어스' 모델이라고 할까요? 부산을 거점으로 활동하는 다양한 공예 작가, 크리에이터들이 만든 물품들을 큐레이팅 해서 진열하고 판매하는 공간입니다. 야외 마당에서는 정기적으로 프리마켓도 진행하는데, 의류부터 실생활에 유용한 공예품까지 다양한 물품들이 있어 보는 재미와 유용한 아이템을 얻기에 좋은 곳이었습니다.


20210323_163533.jpg 소셜클럽부산 ⓒ 피터


요즘처럼 수요에 비해 공급이 넘쳐나는 시대에는 소비자의 맥락에 맞게 큐레이팅 되는 운영방식이 소비자 만족도를 높이는 데 중요할 텐데요. 마켓 내부를 둘러보면서 카테고리별로 제품들이 자신의 사용가치를 뽐내는 모습들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아이디어 제품처럼 사용하면 일상을 좀 더 편리하게 만들어 줄 제품부터, 필요에 의한 것이라기보다는 이쁘고 귀여워서 한 번쯤 소장 욕구를 부르는 굿즈들까지. 거기다가 청년작가 및 크리에이터들의 제품들이 모여있어, 무언가 이러한 창작자들을 위한 의미 있는 생태계를 만드는 마켓 플랫폼 같다는 생각도 들더군요.


20210323_163639.jpg 소셜클럽부산 내부 ⓒ 피터


사실, 요즘 부산에는 부산이라는 도시 정체성에 기반한 굿즈, 기념품들을 개발하고 유통판로를 다각화하려는 시도들이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습니다. 살고 싶은 곳에서 하고 싶은 일을 하는 사람들을 로컬 크리에이터라고 했을 때, 이러한 창작자들의 제품들이 발전하고 소셜클럽부산처럼 내실 있는 마켓플레이스들이 발전해서 건강한 생태계를 이끌어나가길 기대해봅니다. 아참, 여기 온라인몰로도 검색, 주문이 가능하더라고요.


20210323_163904.jpg 소셜클럽부산 외부 전경 ⓒ 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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