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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작가야 Oct 21. 2020

무관심보다 동정심을!

동정심을 키우는 능력은  인간의 내면에...

ㅡ 365 매일 읽는 긍정의 한 줄 ㅡ

동정심과 무관심
The individual is capable of both great compassion and great indifference.
He has it within his means to nourish the former and outgrow the latter.
한 개인은 동정심과 무관심을 둘 다 키울 능력을 갖고 있다. 무관심보다 동정심이 더 크게 자라는 데 필요한 수단은 그 개인이 내면에 다 지니고 있다.
ㅡ노먼 커즌스 Norman Cousinsㅡ


오늘의 긍정의 한 줄을 보니, 노먼 커즌스의 말이다.

역시 '노먼 커즌스 답네'라는 생각이 제일 먼저 떠오른다.






노먼 커즌스는 미국인 기자 출신으로 '새터데이 리뷰'지의 사장이자 편집장이었다. 그가 기자생활을 하던 중

1960년대에 희귀병인 강직성 척추염에 걸린다.

강직성 척추염은 염증이 온몸에 퍼져 척추가 대나무처럼 굳어지는 류머티스 병인데 통증이 심해 잠을 못 잘 정도라고 한다. 커즌스 심한 통증에 시달리던 어느 날 코믹 비디오를 두 시간 정도 보면서 포복절도할 정도로 웃었다고 한다.

웃는 동안 전혀 통증을 못 느낀 것을 계기로, 그는 웃음을 연구하기 시작한다. 그러던중 우연히 읽은 책에서 '마음의 즐거움이 양약'이란 문구를 통해 '즐겁게 사는 것이 명약이다, 즐겁게 살자, 웃으며 살자'라고 결심을 한다.


웃음은 마음의 조깅이다.
ㅡ노먼 커즌스ㅡ





노먼 커즌스를 치료했던 의사들은 그가 웃음으로 완치됐는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분명히 도움이 된 건 사실임을 인정했다고 한다.

 

후에 ‘웃음의 전도사’ ‘웃음의 아버지’로 널리 알려진 커즌스는 1990년 알베르트 슈바이처상을 수상하였고 같은 해 11월에 심부전으로 사망하였다. 커즌스는 《웃음의 치유력 Anatomy of an Illness》(1979)을 비롯한 많은 웃음과 관련된 저서를 남겼다.


'긍정의 한 줄'이란 책에 등장하고도 남음이 있지 않은가.

웃음이 많은 사람들은 대체로 사고 자체가 긍정적이다.






끔찍한 통증을 웃음으로 극복하고 인생을 바꾼 노먼 커즌스.

'인간은 동정심과 무관심을 둘 다 크게 키울 능력을 갖고 있고, 동정심을 더 크게 자라게 하는 필요한 수단을 내면에 다 가지고 있다' 에 나도 한 표다.


동정심의 사전적 정의는 '남의 어려운 처지를 안타깝게 여기는 마음'이다. 동정심을 발휘하여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아름답다.

물론 전제는 그 누군가가 도움을 요청하거나 수락할 경우다.

그렇지 않음  '자존심'문제를 운운해야 하니 말이다.


지난번 태풍으로 아파트 경비실 뒤에 있던 큰 나무가 쓰러지면서 경비실을 덮쳐 무너졌다. 경비실이 허술하게 지어진 것 같지는 않은데 암튼 아파트가 지어진 이래 처음 있는 일이란다. 나 또한 난생처음 본일이라 충격이었다.

경비 실안에는 다행히 아무도 없었던 모양이다.




(무너진 경비실자리)




지금 살고 있는 아파트에 이사온지는 8년 가까이 된다.

8년을 살면서 경비실을 자세히 볼일이 거의 없었던 것 같다.

경비실 뒤에 있었던 큰 나무는 더더욱 그렇다.

사람이 다치지 않은 게 정말 다행이다.


경비실은 다시 지으면 될 테니... 하고 잊었다.

그리고 며칠 후, 내 시선이 멈춘 어느 날... 은,

'세상에나 내가 이렇게 동정심이 많은 사람이었나?'라는 생각이 처음 든 날이다.


경비실은 무너진 채로 바닥에는 흙이 잔뜩 쌓여있다.

그리고 그 자리에,

제발 가져가 달라고 돈을주며 빌어도 안 가져갈,

70년대에도 볼까 말까 했을 다 녹슨 철제 책상이 하나 있다.

책상에 경비아저씨가 앉아 계신다.

경비아저씨가 두분인데, 하필 몸이 약골이신분이다.

너무 마르셨고 외소하시고 항상 힘들어하시는 표정인 분이다. 더 맘이 쓰인다.


'설마 저기서 일하시는 건 아니겠지?'



(365매일읽는 긍정의 한줄, 린다피콘: 책이있는풍경)



''여,,여,, 여보. 어쩜 좋아! 아저씨 저기 앉아계셔. 설마 저기서 일하시는거야? 말도 안 돼!''

''그러게...''

''아니 그냥 밖에 앉아 있는 거잖아.''


순간 그렇게 급 흥분을 하게 된 이유 중 하나는 하필 빗방울이 뚝뚝 떨어지고 있어서이다. 정말 일을 하시는 건지, 그냥 앉아계신 건지 걱정이 된다. 


''아저씨... 지금, 여기... 밖에서 일하시는 거예요?

어디 임시로 가 계시는 거 아니에요?''


녹슨 책상 위에는 입주자 명단 종이가 있고 싸인을 반 정도 했으니... 일 하시는 거 맞다. 어이가 없다.


''괜찮아요 지는 아무 데나 있어도 돼요.''

''아저씨 빗방울이... 비가 더 오게 생겼어요. 급하신 거 아님

어디 가계셔요.''


주차중인 집사님을 기다리지도 않고, 나는 눈썹이 휘날리게 총총총 집으로 가서 식탁 위에 있던 알로에 주스 큰 녀석 한통을 들고 아저씨에게 갖다 드린다. 뭐 이런 걸 다 가져오냐며 연신 고맙다고 인사를 하신다.








얼마 전 어느 경비아저씨의 죽음으로 떠들썩했던 생각이 난다.

주차문제로 부딪혔던 한 주민의 폭언과 폭행에 시달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경비아저씨 이야기.

폭언과 폭행은 아니지만... 열악한 근무 환경은 어떤가.

간혹 말도 안 되는 일방적인 근로계약은 어떤가.


주민에게는 참 성실하고 일도 잘하시고 더없이 친절한 경비원이 누구에게는 무능력하고 모든 게 부적절하고 나이까지 많아 밉상인지.

'수고하셨다고... 건강하시라' 는 말 한마디도 못 드렸는데

어느 날 갑자기 그만두셨다니...

아니 며칠 전에 분명히 분리수거를 같이 했는데...

괜찮다고 그냥 두시라 해도 굳이 도와주셨는데...


안타깝다.






시간이 지나고 경비실이 새로 지어지고 있다.

일하시는 아저씨가 외부에서 오신 듯 두세 분이 모여있다.

마침 장을 보고 들어오던 중이라 음료수를 드렸다.


''수고들 하세요...''


며칠 후 새 비실이 완성됐다.

이건 모 내 집 지은 듯 기분이 좋다.


그 일이 있은 후 경비실을 볼 때마다 느낌이 다르다.

'내가 이렇게 착했나?'


암튼 내가 뭘 어찌할 수도 없고, 한 것도 아닌데,

경비실이 무너졌을 때 정말로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경비실이 새로 지어졌을 때는 정말 기분이 좋았다.


안타까워하고 기분이 좋아진 건 나다.

내 마음이다.

동정심이라는 거, 노만 커즌스의 말대로 그 필요한 수단을

인간은 각자의  내면에 가지고 있는 듯하다.

경비실의 무너지는 사건을 계기로,

동정심을 키울 수 있는 내 능력을

무관심을 키우는데 발휘한 건 아닌지 반성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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