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선언 since 24.11.13.
나는 술을 너무 좋아했다. 월요일은 원(월)래 마시는 날. 화요일은 화끈하게 마시는 날. 수요일은 수시로 마시는 날. 목요일은 목이 터지도록 마시는 날. 금요일은 금세 먹고 또 마시는 날. 토요일은 토하도록 마시는 날. 일요일은 일일이 찾아다니면서 마시는 날. 이것이 진리라 생각하며 마셨다. 하지만 그런 날이 늘어갈수록 기억을 잃고, 사고를 치고, 남이 다치고, 사랑하는 사람이 다치고, 결국 나까지 다쳤다.
아픈 날이 많아질수록 내 삶에서 행복한 날은 점점 사라졌다.
이제는 다시 되찾고 싶다.
<술 없는 삶, 친절한 금주씨>는 나와 독자들에게 세 가지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다준다.
첫째, 술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알 수 있다. 병원에서 일하는 동안 술 때문에 건강을 잃고 죽어가는 사람들을 많이 봤다. 비교적 젊은 30대에 간경화로 죽은 사람. 매일을 술에 빠져 살면서 정신 혼란으로 자살한 사람. 술을 매일 먹지는 않더라도 한 순간에 많이 먹다가 교통사고로 죽은 사람. 술 먹고 넘어져 경추 손상으로 영구적인 하반신 마비가 온 사람. 만취 상태로 기억을 잃고 밖에서 자다 *비명횡사한 사람까지.
*비명횡사 : 뜻밖의 재앙이나 사고 따위로 제명대로 살지 못하고 죽음.
알코올에 의존하는 사람에게는 술은 마치 공기와도 같다.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없으면 안 되는, 살아가기 위해서 꼭 필요하다는 의미로. 정작 그 술 때문에 건강과 수명을 잃고 있는데도 절대 깨닫지 못한다. 건강하게 오랫동안 살기를 원한다면 술의 대한 경각심은 필수다.
둘째, 금주를 위한 작은 습관을 가질 수 있다. 평생 동안 100% 금주에 성공하지는 못할 수도 있다. 하지만 금주에 대한 이야기를 보는 것만으로도 사소한 금주를 이어갈 수 있다. 언제나 사소한 노력들이 큰 변화를 만든다.
셋째, 글을 보면서 "어? 저 사람도 금주에 성공했다고? 그럼 나도 가능하겠는데?"라는 마음을 가질 수 있다. 혼자서의 금주 다짐은 무너지기 쉽다. 왜냐하면 무한 자기 합리화를 통해 자꾸 술 먹을 핑계를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오래간만에 회 먹는데 술을 안 먹을 수가 없구먼.”
“친구랑 오래간만에 만났는데 술 한 잔 빠질 수가 없잖아.”
“오늘같이 기쁜 날 술이 빠지면 어떡해! 축하를 위해 어쩔 수 없는 거야”
그래서 함께 해나가는 게 중요하다. 누군가 금주를 해나가는 모습을 보면 거울을 보듯이 내 모습도 돌아볼 수 있다. 만약 술과 '애증' 관계에 있다면 이참에 술을 줄이거나 끊는데 긍정적인 에너지를 받을 거다.
*애증 :사랑과 미움을 아울러 이르는 말. 그리고 어떠한 대상을 향해 애정과 증오를 동시에 가지는 심리 상태를 뜻한다.
나는 2년 전부터 나름 절주 한다고 생각했다. 한 달에 음주 4번까지 줄였다. 하지만 빈도수만 적어졌을 뿐 한 번 먹을 때 많이 마셨다. 결국 기억을 잃는 날이 또다시 생겼다. 그래서 24.11.13에 금주를 선언했다. 시간이 더 지나기 전에 금주에 꼭 성공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이제부터 나의 부끄러웠던 점들까지 용기 내어 글로 적어 보려고 한다. ‘술 없는 삶에 대한 이야기‘가 나와 다른 사람들에게 많은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독자분들에게 <재미, 정보, 교훈>을 줄 수 있는 친절한 글이 되기를 바란다.
<술 없는 삶, 친절한 금주씨> 연재 시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