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 뜨고 세상을 아름답게 보는 방법
한 남자가 신에게 물었다.
"신이시여. 저는 열심히 삶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열심히 해도 해결되지 않는 83개의 문제가 있습니다. 이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제발 알려주시면 안 될까요?"
신이 대답했다.
"내가 널 지켜보다 보니 한 가지 해결 방법이 있긴 하다. 사실 그대가 많은 문제들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은 그대가 가진 84번째 문제 때문이다."
남자는 놀라서 눈이 번쩍 뜨였다.
"84번째 문제라고요? 83가지 문제로도 부족해서 나는 한 가지를 더 갖고 있단 말인가요?"
신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렇다. 그대의 84번째 문제는 '모든 것에서 문제를 발견하는 눈'이다. 만약 그대가 이 문제를 발견하는 눈을 자각하고 그것에서 벗어난다면 83가지 문제들에 대해서도 놓여날 수 있다. 이것이 바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다"
- '내가 생각한 인생이 아니야' 중에서
나는 병원에서 마스크를 쓰고 일한다. 응급실에서 환자들이 나를 처음 볼 때 '눈'을 더 유심히 볼 수밖에 없다. 어느 날 침대에 누워있는 환자에게 주사와 수액을 가지고 다가갔다.
"환자 검사 좀 도와드릴게요. 팔 좀 걷어 주세요."
주사와 내 눈을 번갈아 보던 환자가 말했다.
"아니 무섭게 눈을 왜 그렇게 크게 뜨고 주사 놓으려고 해요? 친절하게 좀 하면 안 돼요?"
나는 너무 억울했다.
눈을 크게 뜬 적이 없었다.
그냥 원래 눈이 크다.
눈이 크면 불편한 점이 많다. 바람 부는 날 흙먼지가 눈에 다 들어가지 (얼마 전 날파리도 들어갔다), 미숫가루 타 먹으려고 가루 붓다가 눈에 다 들어가지, 아폴로 눈병 제일 먼저 걸리지, 아기 안고 있으면 내 눈부터 때리지, 분명 가만히 있었는데 눈을 왜 그렇게 크게 뜨냐며 뭐라고 하지. 아직 눈 크면 안 좋은 점 83가지는 더 말할 수 있다. 하지만 책 '내가 생각한 인생이 아니야'에서 나온 내용을 보니 생각이 조금 달라졌다. 내가 큰 눈을 잘못 사용하고 있었다. 지금까지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눈보다 문제를 발견하는 눈을 더 크게 뜨고 있었다.
옛날 어떤 할머니에게 두 아들이 다 커서 독립을 했다.
큰 아들은 나가서 짚신 장수를 하고 있고
작은 아들은 나가서 우산 장수를 하고 있었다.
이제 두 아들을 독립시킨 할머니는 혼자 있는 집에서
비 오는 날은 짚신을 파는 큰 아들 장사가 잘 될지 걱정하고
날이 맑으면 우산 장수를 하는 작은 아들 장사가 잘 될지 걱정했다.
그렇게 매일 걱정만 하고 살았다.
이 할머니가 바라보는 눈을 뒤집어서
비 오는 날은 우산 장수 하는 작은 아들을 생각하고
날이 맑은 날은 짚신 장수는 하는 큰 아들을 생각했다면 어땠을까?
비가 오면 우산이 잘 팔려서 웃음이 나고
날이 맑으면 짚신이 잘 팔려서 웃음이 나니
항상 기분 좋게 웃고 살 수 있었을 거다.
나도 이제 눈을 뒤집어서 세상을 보기로 했다.
나쁘게 보려고 하면 나쁘게만 보이고
좋게 보려고 하면 좋은 것만 보인다.
눈을 뒤집고 이 세상에 아름다움을 많이 바라봐야겠다.
내가 상상한 것보다 더 좋은 것들을 발견하기 위해 눈을 더 크게 떠보자!
(이미 크긴 하지만)
당신이 상상하는 지구 행성이 아닐 거야. 당신이 생각하는 인생이 아닐 거야. 그래서 하루하루가 난해하면서도 설레고 감동 적일 거야. 자신의 관념과 기준 속에 갇혀 있지만 않는다면, 당신이 상상한 것보다 더 좋은 것들을 발견하기 위해 눈을 크게 뜬다면 - 류시화
"내가 생각한 인생이 아니야-류시화"를 읽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