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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안 May 24. 2024

마케터로서 2년 돌아보기

했던 것보다 과장해 말하기?

이력서를 쓸 때마다 느끼는 건 생각보다 쓸 말이 없다는 겁니다. 물론 압니다. 과장해서 말하거나 남이 했어도 내가 했던 것처럼 해야 인정받는다는 걸요. 한 선배는 네가 그 일에 흠뻑 집중해서 일하지 않았기에 할 말이 없다고 하기도 했습니다. 그것도 맞는 말입니다. 변명을 하자면, 2년 정도 되는 커리어에, 잡다한 일이 많은 마케팅, 홍보 직무에서 딱 하나에 몰입해서 할 일이 정말 없기도 했습니다. 


글(블로그, 뉴스레터)

이미지(프리미어 툴)

영상(프리미어 툴)

회사 SNS 관리 경험

개인 SNS 성과

상세페이지 제작

퍼포먼스

SEO, 검색광고

CRM

데이터, SQL

오프라인, 팝업

팸플릿 등 기념품 제작

커뮤니티, 마케팅, 브랜딩

랜딩페이지, 노코드툴 등

체험단 등


이 잡다한 걸 하는 게 마케터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여기에 산업 지식 + B2X였는지도 중요하죠. 리뷰 겸 정리해 봅니다.


글(블로그, 뉴스레터)

- 개인 브런치를 오래 했죠. 네이버 블로그도 2개 정도 있고, 각각 패션, 웹 3을 주제로 잡아 올리고 있습니다. 뉴스레터도 2020년에 개인적으로 1년 정도 했었고요. 구독자는 50~100명 정도였던 거 같은데 일이 바빠 중간에 접게 됐습니다. 회사에서도 뉴스레터를 발송하긴 했지만 글 정리 + 기존 디자인 재활용 수준이라 저는 이걸 일이라 하긴 민망하더라고요. 물론 "뉴스레터 제작 및 발송 : 구성원 4천 명에게 발송할 뉴스레터 기획 및 디자인, 제작" 포장할 수도 있긴 한데 진짜 아무나 데리고 와도 해치울 수 있을 일인 거 같은데 이걸 포장하기는 늘 민망했습니다.


이미지(프리미어 툴)

- 포토샵 정도는 다룰 줄 압니다. GTQ라는 자격등도 있죠. 군대에서 휴가를 가기 위해 열심히 공부했습니다. 그렇지만 일에서 쓰이는 건 제한적이었고 진짜 디자인스러운 포토샵을 한다고 하기에는 민망한 수준입니다. 


영상(프리미어 툴)

- 5년 전부터 영상이 중요하다고 외쳤습니다. 그래서 핸드폰용 앱부터, 파이널컷까지 짬짬이 하긴 했습니다. 그런데 짬짬이 하는 수준은 기업 콘텐츠 수준은 아니었고, 대부분 외주 맡기는 형태였습니다. 취미? 연습 겸으로 가끔 핸드폰 앱을 만지작거리긴 합니다. 영상보다는 활자를 좋아하는 편이라 영상을 만드는 건 손이 잘 안 가더라고요.


회사 SNS 관리 경험

- 있습니다. 당연히 계획도 세우고, KPI 어쩌고 해서 목표 달성도 해냈습니다. 하지만 그건 어떤 고민이나 제 의견이 들어간 건 아니었습니다. 당연히 작년보다, 전월보다는 높아야지. 이런 진행에 따라갔을 뿐입니다. 타 기관은 어느 정도 수준인지? 구독자 말고 다른 지표로 어필할 건 뭐 있는지? 좋아요 등 상호작용 지표나 체류시간이 높아졌는지? 등은 별로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1년 반 동안 일을 했지만 '잘' 했다고 하기에는 민망한 겁니다. 흔히 '커리어'라는 걸 쌓은 사람들을 보면 치열하게 고민하고 분류해서 일을 하고 있으니까요.


개인 SNS 성과

- 브런치가 있죠. 1300 구독자, 140만 조회수. 7년 시간에 비하면 애매한 수치입니다. 다음, 카카오 메인에 글 띄운 건 20개는 될 거예요. 위에 적었던 다른 애매한 블로그들도 있긴 합니다. 그렇지만 회사 SNS를 직원의 콘텐츠 스타일대로 운영하게 해주는 곳은 없습니다. 그래서 브런치 경험을 안 적곤 합니다. 그리고 콘텐츠 기획, 제작 쪽에 있으면서 자기 PR 콘텐츠를 안 하시는 분도 많습니다. 커리어로 증명한달까. 숨은 고수들이 많더라고요.


상세페이지 제작

- 안 해봐서 모르겠습니다. 다만 아티클이 있으면 읽고 저장해 두고, 어떤 툴이 사용되는지는 알고 있습니다.


퍼포먼스

- 메타, 네이버 콘텐츠 키워드 광고, 구글 키워드 정도 돌려봤네요. 대학생 때 페이스북 페이지 만들겠다고 까부면서 몇만 원씩 태우기도 했던 경험도 있습니다. 아무튼. 라인, 네이버카페, 밴드, 카카오 등등등 많이 알아보긴 했는데 초기 스타트업에서 몇천 원 만원 단위로 할 건 메타가 거의 유일했습니다. CPC 200원대까지 만들기도 했지만 사실 이건 그렇게 어려운 건 아닙니다. 여러 개 돌려보고 그중 알고리즘이 잘 학습시키고 잘 노출시켜 주는 거에 몰빵 하면 되거든요. 요즘 AI이미지 및 캔바, 미리캔버스 등이 있어 적당한 이미지 만드는 건 어려운 것도 아닙니다. 예전처럼 디자이너라는 사람들에게 부탁할 필요가 없어요.


중요한 건 CPC 200원대인데 홈페이지 클릭 및 구매까지 이어졌냐는 거겠죠. 물론 방문자수는 저비용에 비해서 많이 얻은 편이었습니다. 그렇지만 고단가의 제품, 서비스였던지라 실제 구매까지 이어지는데 더 많은 탐구가 필요했었는데 완전히 해내지 못했었던 거 같습니다.


SEO, 검색광고

- 구글 키워드를 돌렸습니다. SEO는 퍼블리에 좋은 아티클이 있어 많이 참고해 신규 서비스를 두 달 만에 구글 1P 노출까지 해봤습니다. 1P에 있는 아티클들의 대략적인 조회수, 페이지 자체의 방문자 수, 연혁 등을 분류했고, 저희 서비스가 어느 정도 언급되어야 노출될지 생각해보기도 했습니다. 그렇지만 엄청 정확하게 들어맞지는 않았습니다. SEO '작업'을 해주신다는 곳도 정확하다고 말하는 곳이 없는데, SEO 마케터라는 게 가능한지 아직도 의문이긴 합니다. SEO 외에 잡다한 것들을 하다 보면 SEO가 가능하다고 믿는 편이라서요.


CRM

콜드콜을 돌리고 서비스를 운영하며 유저들을 분류하곤 했습니다. 개인 메시지나 전화 등을 이용해 친분으로 서비스 사용을 더 이끌려고도 했죠. 


데이터, SQL

- 잘 모르겠습니다.. 개발자라는 사람들과 처음 협업을 하면서 DB프로그램을 써보긴 했지만 잘 사용하냐고 하면, 아닌 거 같습니다.


오프라인, 팝업

- 기관에서 전시회에 참가하거나, 전시관을 만들긴 했습니다. 다만 어떤 손익비용이나 방문자수, 홍보 방법 등을 구분한 게 아니라 '잘' 했다고 하긴 애매합니다.


- 팝업을 정말 좋아하긴 했죠. 2020~2022년까지는 열심히 다녔습니다. 이제는 조금 물리네요. 특색 있는 공간이나 체험이 점점 적어지는 거 같아서요.


팸플릿 등 기념품 제작

- 팸플릿, 달력, 펜, 컵, 골프공 등 기념품 만들었습니다. 팸플릿은 미리캔버스로 직접 디자인해 출력했습니다. 다만 이 행위가 4060인 중년고객층을 고려하지 않은 행동이었습니다. 개인사업자, 프리랜서인 그들은 종이에 적힌 거창한 비전보다는 '그래서 돈 돼? 쉬워?' 이거만 중요했거든요. 그들에 맞춰 문자 하나에 어필할 수 있는 내용으로 정리했던 기억이 납니다.


커뮤니티, 브랜딩

- 아마 요즘 제일 중요한 방법이 아닐까 합니다. 기업입장에선 적합한 광고를 딱딱 보여주기도 어렵게 됐고, 다 퍼포먼스만 생각하니까 광고 단가도 높아졌습니다. 커뮤니티, 브랜딩은 좋죠. 체류시간도 높고, 충성도도 높고, 만족도도 높고, 광고비도 안 태워도 됩니다. 그런데 누군가를 좋아하게 되는, 소속하고 싶어지는 마케팅은 돈으로 후딱 태워 되는 건 아닐 겁니다. 체리피커들은 몰리겠죠. 그렇지만 이후에 지표는 엉망이 될 겁니다. 오랜 시간 동안 공들여 만들어지는 게 커뮤니티, 브랜딩이라고 생각합니다. 이건 저 같은 하꼬가 아니어도 많은 전문가들이 언급하는 방향입니다. 그리고 저는 에전부터 고객을 생각하거나, 생각하는 척이라도 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하곤 했습니다.


랜딩페이지, 툴 등

요즘 좋은 게 많아서 잘 사용했습니다. 노션이 제일 기본이었고요, 툴로는 슬랙, 노션, GA, 재피어(자동화), 웨이브온(콘텐츠 제작), 핫자르(고객 관찰). 타입폼(탈리), 피그마, 런웨이(영상) 등등등 다양하게 써봤습니다. 


체험단

레뷰와 태그바이 이용했습니다. 레뷰는 업계 1위고 크게 맡겨서 전반적으로 관리해 주는 형태, 태그바이는 직접 캠페인을 만들고 모집하면 직접 진행하는 형태입니다. 개인적으로 레뷰는 영업도 좋고, 툴도 좋지만 너무 비싸고(2~300만 원대 시작) 태그바이는 프로덕트 좋고 사람도 잘 모이지만 영업이나 CS가 아쉽습니다. 리뷰노트, 판다랭크 정도를 대안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업계지식

어떤 업계에 들어가면 최대한 빨리 적응하기 위해 최선을 다합니다. 강의, 유튜브, 책, 아티클 등 온갖 걸 접합니다. 사실 그냥 뭔가 새로운 정보를 접하지 않고서는 못 배기는 인간입니다. 그래서 어떤 걸 말해도 대충 어느 정도는 아는 편입니다. 최근에 면접 때, 해당 산업에 대해서 어느 정도 아냐는 질문을 받았습니다. 어디까지 이야기할지 고민이 됐습니다. 아는 형이 해당 주제를 콘셉트로 유튜브를 하고 있어, 3년 정도 전부터 알긴 했고, 꾸준히 영상 접했다고 해야 할지. 아니면 요즘 유행이라 여기저기서 접했다고 해야 할지.


좋아한다고 하기에는 그렇게까지는 막 좋아하진 않거든요. 그렇지만 분명 일반인과 비교하면 깊게 아는 편이긴 합니다. 그런데 또 업계인이냐고 하면, 또 애매하거든요. 그래서 후자의 답변을 택했습니다.


직무나 해당 분야를 맡게 되면 분명 미친 듯이 파곤 합니다. 면접을 볼 때도 그렇긴 하죠. 그런데 과연 어디까지가 자랑인지, 어디까지가 겸손인지가 어렵네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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