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와 나의 연결고리, 혹은 만남의 광장
창천동 뒷골목의 흔한 전봇대 풍경. 하지만 이 자리에서 홀로 68년간 동네 주민들과 신촌 학생들이 오가는 모습들을 봤다면 가히 흔한 돌기둥이라 할 수 있을까. 신세기의 와이파이란 것도 이곳의 전깃줄과 광통신망이 없으면 쓸 수 없고, 누군가는 늦은밤 여기서 바지를 내리고 방뇨를 하고, 누군가는 꽁초를 털고, 누군가는 이곳에 기대 첫사랑의 입술을 알았겠죠. 이쯤 되면 이 흔한 전봇대에 매달려 있는 건 수많은 전깃줄이 아니라 보다 복잡하게 이어지는 이야기들이 아닐까. 너와 나의 연결고리, 혹은 만남의 광장. 그렇다면 가히 그는 창천동의 골목대장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