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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녕 제주 Oct 22. 2023

[3]. 입덧의 시작

앞으로  이어질 고생의 전주곡

7주 5일

 평안이가 조금씩 커가면서 보통의 다른 엄마들과 마찬가지로 엄마도 입덧이 생겨서 힘들어하고 있단다


 식사와 식사 사이에 빈속이 되면 멀미를 하는 느낌으로 속이 많이 울렁거려서 힘들어하고, 밥을 못 먹는 건 아니지만 많이 먹지 못하다 보니 금방 빈속이 되는 바람에 속이 울렁거리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지만 그래도 최대한 조금씩 자주 간식을 먹으려고 하고 있어. 다른 사람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아예 밥을 못 먹고 먹어도 게워내서 최소한의 영양분을 공급받기 위해  수액주사를 맞기도 한다는데 그 정도로 정말 심각한 건 아니지만 엄마도 많이 고생하고 있단다.


 게다가 엄마는 출근해서 회사에서 일하니까 일하는 도중에 빈속이 되면 원하는 간식을 원하는 시간에 자유롭게 먹을 수가 없으니까  많이 힘든가 봐. 그래서 회사 동료들이 입덧용 사탕도 사주고, (이런 건 아빠가 먼저 사줬어야 하는데!) 떡순이인 엄마를 위해 설탕이 들어가지 않은 건강한 현미떡을 주문하기도 했어. 오늘을 일찍 퇴근해서 엄마랑 백화점 식품코너에 가서 간식으로 먹을만한 건강한 호밀빵과 말린 과일도 사 왔단다.


 아빠가 입덧을 직접 겪는 게 아니니까 이런 얘기를 쉽게 말하면 절대 안 되지만, 그래도 입덧이 있고 엄마의 몸에 변화가 있다는 건 아기가 건강하게 잘 자라고 있다는 신호라고 하니 이 힘든 시기를 엄마랑 같이 잘 넘겨볼게




7주 6일

 평안이가 엄마뱃속에서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엄마랑 아빠는 식단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단다. 원래도 인스턴트를 많이 먹는 건 아니었지만 최대한 자제하고 있고, 양질의 단백질과 과일을 골고루 먹으려고 노력하고 있지


 지난 주말에는 아빠가 직접 만든 소불고기를 먹었고, 월요일에는 나름의 오메가 3 섭취를 위해 추어탕을 먹었단다. 저녁을 먹고는 식후 운동 겸 마트에 가서 태아를 위해 좋다는 고등어도 사 왔단다. 참치나 연어 같은 생선은 중금속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해서 고민 끝에 고등어를 사 왔어. 


요새는 유튜브, 블로그에 정보가 너무 많아서 그곳에 나와있는 정보를 다 지키면서 생활하기가 쉽지 않은 것 같아. 누구는 이걸 먹어라 누구는 먹지 마라. 그래도 우리 평안이를 위한 거니까 최대한 참고해서 건강하게 먹고 있단다. 


 엄마는 입덧으로 음식냄새를 힘들어해. 그래서 최대한 냄새 안 나게 고기 요리를 해보려고 아빠가 수비드기계도 장만해서 어젯밤에 테스트를 마쳤어. 주말에 맛있는 고기요리 해줄게 기다리렴


 또 7주가 뇌가 형성되는 중요한 시기라 먹는 게 중요하다고 하니까 더 잘 챙겨 먹으려고 하고 있어. 수비드기계도 몇 년 전부터 고민만 했던 것 같은데 중요한 시기에 음식 잘 챙겨주려고 빠르게 구매했단다.


 엄마랑 아빠는 원래 과일을 좋아해서, 딸기랑 토마토를 잘 먹는데, 이게 엽산이 풍부한 과일이라고 해서 더 잘 챙겨 먹으려고 하고 있어. 그리고 요새 "산후조리원"이라는 드라마도 보고 있는데 거기서 키위가 엽산이 풍부하다고 해서 저녁 과일 메뉴에 키위도 포함됐어. 그런데 워낙 과일을 좋아하다 보니 야밤에 과일을 너무 먹어서 살도 찌는 것 같고, 임신성당뇨도 걱정되고 해서 자제해서 먹고 있단다


 평안아 이제 3월이라 밖은 겨울이 가고 완연한 봄날씨, 아니 초여름 날씨까지 와서 종잡을 수가 없고 옷 입기가 어려운 계절이야. 남쪽에는 봄꽃이 피기 시작한 것 같아. 작년에 엄마랑 즉흥적으로 휴가 쓰고 구례에 산수유, 하동에 벚꽃, 광양에 매화 핀 걸 보러 가서 정말 좋았었는데 올해도 평안이가 좀 커서 안정기가 되면 같이 꽃놀이 다닐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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