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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녕 제주 Oct 22. 2023

[11]. 아이 맞을 준비를 한다

분유 값도 무섭겠지만, 아기용품 값도 무섭다 

36주 0일

 요새 엄마와 아빠의 주요 일과는 평안이를 위한 육아용품을 사고 방정리를 하면서 평안이를 맞이할 준비를 하는 거란다. 평일에는 퇴근하고 저녁 내내, 주말에도 최대한 평안이 맞을 준비를 하는데 해도 해도 끝이 없는 것 같아. 큼직큼직한 육아용품은 당근마켓에서 중고거래도 하고, 평안이 큰아빠나 동네 이웃들에게서 받아오기도 하고, 인터넷에서도 사고, 베이비페어에 가서도 사고, 심지어 좀 더 안전한 물건을 위해 해외직구도 해서 사고 있지만 아직도 살게 남아 있단다.


 평안이를 위해 어떤 준비들을 해왔는지 기억나는 대로 한번 얘기해 볼까 해. 

가장 먼저 했던 것은 침대를 나눔 받았어. 마침 외할아버지댁 근처에서 나눔 한다는 사람과 연락이 돼서 외할아버지와 같이 침대를 받으러 갔어. 사실 아빠만 가도 충분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가서 침대를 보니까 상당히 커서 임신한 엄마랑 둘이서는 못 옮길 크기였지. 침대를 받아서 차에 실으려고 하는 순간 문제가 발생했어. 침대를 가지러 올 때 아빠가 운전을 하고, 엄마는 조수석에 타고 외할아버지가 뒷좌석에 타서 왔는데, suv차량의 뒷좌석을 접어서 침대를 싣고 나니 외할아버지가 탈자리가 없었던 거야. 걸어서 집에 가실 수 있는 거리도 아니고 상당히 난감했는데, 외할아버지는 차에 정말 구겨지셔서 타고 오셨단다. 이동거리가 짧아서 다행이었지.


 아기놀이터, 모빌, 기저귀갈이대도 나눔을 받을 수 있어서 비가 추적추적 오는 날 아빠가 동네 두 군데를 돌아다니며 낑낑거리며 받아왔고, 평안이의 식사를 책임 질 분유제조기와, 각종 의류, 목욕통, 모빌, 의자는 서울 나들이 겸 서울에 있는 큰아빠 집까지 가서 받아왔단다. 가는 김에 물론 오랜만에 서울나들이도 즐겼지.


 또 평안이의 안전한 이동을 책임질 카시트와 유아차는 이것저것 비교하고 알아보다가 아빠의 생애 최초로 미국에서 직구를 해서 바다 건너 들여왔단다. 미국뿐만 아니라 일본 아마존에서 직구를 해온 물건도 있단다.


 어제는 평안이를 위한 아기 수납장이 새로 들어와서, 혹시나 이미 평안이를 위해 마련해 놓은 방에 있는 평안이 물건에 먼지라도 앉을까 봐 방에 있는 물건을 전부다 거실로 옮기고, 박스에 들어있는 큰 물건이나 평안이가 조금 커야 쓸 수 있는 물건들은 팬트리로 다시 정리해서 옮기고 있단다. 그러면서 엄마랑 아빠만 있을 때는 빈 공간 투성이로 여유롭게 쓰던 팬트리도 다시 정리를 하고 있지. 


 이렇게 평안이를 위해 새롭게 산 물건들은 세탁기로 세탁할 수 있는 물건들은 세탁하고, 그렇지 않은 물건들도 소독티슈로 꼼꼼하게 닦고 있단다. 이런 작업들은 엄마가 조리원에 들어가 있는 사이에 아빠들이 하기도 하지만, 이제 평안이 낳을 준비를 위해 회사를 쉬기 시작한 엄마가 벌써부터 준비를 시작했단다.


 엄마 아빠는 물욕이 없는 편이라 무언가를 이렇게 알아보고 고민하고 많은 양을 사본적이 없는데 평안이를 위해 수도 없이 많은 용품을 품질과 가격을 비교하여 폭풍 쇼핑 중이란다. 혹시 우리가 남들보다 게을러서, 정보가 부족해서 무언가를 준비하지 못해서 혹시나 평안이가 불편함을 느끼게 될까 봐 노심초사하면서 평안이가 집에서 안락하게 살 수 있도록 노력 중이야.


곧 만나자 평안아


아빠의 생일에

- 한 살 더 먹은 아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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