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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질문_계절에 맞는 사람이 되려면

나이와 계절 그리고 노석미 작가

오늘의 질문


어제까지 진종일 에어컨을 틀었는데, 오늘 아침엔 ‘선선하다‘가 아닌 ’쌀쌀하다”는 말이 나왔습니다. ‘비’는 자연이 사용하는 계절의 스위치 같습니다. 봄비와 가을비, 봄과 가을 사이에 여름, 그리고 가을과 봄 사이에 겨울. 각자가 만나고 이별하는 계절이 다르기에 봄과 가을의 기운도 엄연히 다릅니다. 봄은 차가움에서 벗어나 따뜻함을 향하고, 가을은 따뜻함에서 벗어나 차가움을 향합니다. 그래서 봄은 설레고, 가을은 쓸쓸한지도 모르겠습니다.


저는 이제 ‘매우 초록’이 됩니다. 40대를 가을처럼 생각하는 사람은 50대를 한파처럼 보냅니다. 40대는 엄연한 여름, 매우 초록입니다. 나이는 확실히 생각하기 나름인 거 같습니다. 60대를 할아버지처럼 사는 사람도 있고, 여전히 청춘처럼 사는 사람도 있으니까요.


여름에서 가을로 폴짝 뛰었습니다. 나라에서 만 나이로 바뀌며 인생 계획에 거대한 변화가 생긴 기분이고, 25년째 기다리던 마흔을 또 기다려야 하지만, 잘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내년은 마흔, 도서관 시즌 4, 제4회 칭다오 경향도서관 문학상, 네 식구, 2024년, 이렇게 4444세트 같아서 좋았는데(극 INTJ), 김샜습니다. 제철 음식이 맛있듯, 계절에 맞는 사람의 삶이 맛있을 겁니다.


오늘의 질문은 “계절에 맞는 사람이 되려면 어떻게 살아야 할까?“입니다.


머무는 문장

우리는 원하지 않아도 모두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누군가에겐 내가 또 다른 환경이 될 수 있다. 내가 정원을 예쁘게 가꾸면 이웃이 들여다보고 자신의 집으로 돌아가 정원을 가꾼다.
_노석미, 『매우 초록』(난다, 2019), 207쪽.


홀로 사는 즐거움도 있겠지만, 마흔은 사회라는 거대한 공동체에서 어떤 역할을 감당해야 할 나이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습니다. 그것이 사회에 수많은 빚을 지고 산 사람의 도리이기도 할 것이고요. 저도 그 일을 조금씩 하려고 합니다. 수도원에서 도 닦고 사는 게 아니라면, 마땅히 더불어 살아야겠지요. 경향도서관이 교민 사회에서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서 하려고 고민하는 중이에요. 내년 여름까지 열심히 고민하며 계획하겠습니다.


도서관은 오후 8시까지 개관합니다.

가을과 책과 밤과 음악이 기다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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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 앞 사시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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