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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문장_각자에게는 각자의 힘이

각자와 식물과 힘 그리도 김금희 작가

오늘의 문장은 '식집사' 김금희 작가의 『식물적 낙관』(문학동네, 2023)에서 가져왔습니다.                                                                                                           

그리고 다시 봄이 와서 마음껏 생장할 때의 눈부신 활력 모두를 오래오래 에너지원으로 썼으면 좋겠다. 아마도 가능할 것이다. 각자에게는 각자의 힘이 있는 법이니까. 이제 그 사실을 여기는, 이 봄에 나는 그런 사람이 되었다.
_「그런 나무가 되었다」 중에서


16개월째 일몰과 함께 나무를 관찰하고 있습니다. 4월과 10월은 나무가 가장 빠른 속도로 변합니다. 4월에는 3주 만에 앙상한 가지에 풍성한 잎이 자라고, 10월에는 3주 만에 초록에서 노랑으로 변합니다. 신기한 건 바로 옆에 있는 나무들도 성장하고 단풍이 드는 속도가 다르다는 것입니다. 나무 두 그루는 각자의 힘이 있습니다. 그리고 각자의 힘과 속도로 살아갑니다.

지난 4월의 사시나무

식물은 정물처럼 생명이 없는 것 같으면서도 신생아처럼 무서운 속도로 자랍니다. 우리 역시 마찬가지일 겁니다. 위축될 때도 있겠지만, 봄을 만나면 다시 활력을 되찾고 살아날 겁니다. 그렇게 죽고 사는 일을 반복하면서 식물도, 사람도 단단하게 뿌리를 내립니다.


'10년 뒤에 이 도시엔 누가 살고 있을까?' 조용히 생각하다가 도서관 앞 사시나무는 여전히 있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정말 여전하기란 얼마나 힘이 드는 일인가요.

낙관을 붙잡다가 잠들고 싶었습니다.

오후에 자리를 비우는 시간이 많을 거 같습니다.

조금 불편하더라도 안내 문구를 보시고 무인으로 이용해 주시길 바랍니다.


덧, 라킷키 작가님의 그림이 주는 편안함이 있는 산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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