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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문장_시골의 고독은 도시의 고독과 완전히 다르다

작별들 순간들 그리고 배수아

오늘의 문장은 배수아 작가의 산문집, 『작별들 순간들』(문학동네, 2023)에서 가져왔습니다.


이곳 시골 생활의 고독은 도시의 고독과는 완전히 다르다. 떠밀려오는 파도가 없다. 우리는 다급하게 밀려간다는 느낌이 없다. 하루하루는 호수의 물살처럼 잔잔하다. 우리는 거의 거울을 보지 않는다. 그렇다면 우리는 세상을 등진 것일까? 베를린 서가의 주인은 아니라고 하지만 나는 그럴지도 모른다고 속으로 생각한다. 왜냐하면 나는 그래도 좋기 때문이다.

_「내가 가진 넝마를 팔고」 중에서


오늘 영사관 쪽에서 도서관으로 돌아가는 길에 태양을 정면으로 마주쳤습니다. 눈이 부셨습니다, 시야 확보가 어려울 정도로. 그 순간 잠시 떠오른 장면이 있었는데, 2020년 3월에 갔던 오조포구에서 바라보던 성산일출봉과 태양, 그리고 배수아 작가님의 산문집 표지입니다. 제주는 갈 수가 없으니 도서관에 잠시 들러 <작별들 순간들>을 가지고 광장으로 나갔습니다. 해가 빠르게 떨어지는 시간, 사진으로 일몰의 모습을 담고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오늘은 태양의 눈부심을 생각했고, 오조포구를 추억했고, 배수아 작가의 산문집을 처음으로 펼쳤습니다. 띠지에 있는 내용처럼 ‘한국문학의 가장 낯선 존재’라는 말이 어울리는 책이었습니다. 2020년 3월의 제주가 생각나 향수가 파도처럼 몰려왔습니다. 무밭, 유채꽃밭, 바다 등을 책방에서 구매한 책을 들고 다니며 읽었던 제주, 아내는 입덧으로 고생했지만, 아내의 배려 덕분에 팬데믹으로 멈춰버린 세상을 유유히 걸었던 순간들, 어떤 장면들이 생각났습니다.

응모완료

브런치 공모전은 응모 버튼을 눌렀습니다. 두 작품을 먼저 제출했고, 주말에 오늘의 질문과 문장에서 골라서 브런치북으로 만든 후에 응모하려고 합니다. 저도 마감하는 마음으로 힘낼 테니, 청소년들도 제3회 칭다오 경향도서관 문학상 마감하는 마음으로 주말을 보내시길 바랍니다. 여러분들에겐 어떤 장면이 남아 있는지 궁금합니다. 어린이들은 시간이 조금 더 있으니 즐겁게 참여해 보세요.


외부행사가 있어서 도서관은 오후 1시~3시 짧게 개관하겠습니다.


덧, 책 제목을 지독하게 틀리는 경우가 있는데, 배수아 작가님 책은 항상 <작별의 순간들>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배수아 #작별들순간들 #배수아산문 #문학동네 #칭다오경향도서관 #문학의밤 #칭다오 #칭다오청양 #오늘의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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