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는 그대로
사랑이 넘치는 사람이 있다.
덜 논리적이고 더 사랑할 수 있는 그런 사람이 있다.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희생을 아까워하지 않을 수 있는.
사람이 사람답게 살 수 있는 기본이 되는 요소는 의식주가 아니다.
사랑이다. 맞춤형 사랑이 아닌 그냥 사랑이다.
첫사랑에 감정의 파도를 타느라 애먹었던 나는
좋아한다는 말을 건넸을 때 돌아오는 이유에 대한 질문에 그냥이라고 답했다가
요즘말로 차였다. 후회했다. 표현에 대한 대가가 무심일 때 사람을 무너질 수 있다는 걸 알았다.
이후 나는 대학입시, 공모전, 동아리활동, 취업스터디, 독서모임 등등
각종 활동을 하는 데 있어 적당한 이유를 찾아 헤맸다.
꿈이 뭐냐고 묻는 질문에 우선순위와 필요한 조건을 나열했고 준비했다.
그렇게 얘기할 수 있었던 것은 어쩌면 그냥이라는 답에 돌아온 무심함 때문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나는 결국 그냥이라는 답을 하고 싶어 일을 하는 데 있어서도,
사랑을 하는 데 있어서도 목메고 있었다.
그냥 생각나는, 그런 사람, 상황, 사랑, 삶을 만들어가고 싶었던 것이다.
세상 좋다는 모든 것을 가져보려고 노력하고,
모든 것을 충족시키는 사람을 만나보려고 애썼지만 그럴 수 없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끼는 순간
초등학생 내가 그랬듯
그저 그냥 맘 놓고 좋아할 수 있는 걸 할 수 있기를 사랑할 수 있는 상대를 찾기를 기도했다.
나라는 사람에게 사랑은 희생하고 포기할 수 있는 마음이 드는 것이다.
이제는 그냥 이라든 단어에게 고맙다.
내가 좋아하는 단어 ‘그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