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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금

좋은 앙금 내리기

by 숲속의조르바
앙금

[아주 잘고 부드러운 가루가 물에 가라앉아 생긴 층 - 표준국어사전 ]


앙금이라는 단어가 먹는 것의 의미로 쓰이면 맛있는 떡이나 빵의 소, 혹은 묵을 만드는 등의 음식 재료가 된다.


그런데 사람의 감정을 뜻하게 되면 달콤했던 말이 돌연 부정적인 것이 된다.


사전적 의미를 대입해 곱씹어보니, 잘고 작은 감정의 부스러기들이 마음속에 가라앉아 층까지 질 정도가 되어야만 [앙금]이 남아 있게 되는 것이다. 굵고 큰 덩어리들이 모인 것보다 자잘한 것들의 반복이 더 끈적하고 묵직한 감정의 찌꺼기가 되어 남는 이치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




바꿔 생각해 보기로 했다.


우리는 큰 선물을, 특별한 선물을 준 사람과 때를 특별히 기억한다.


반면 오래도록 잘게 잘게 눈치채지 못할 정도의 친절과 배려, 응원을 해준 사람은 깨닫지 못한다.


특별할 것 없는 친절함, 소소한 응원의 가루들을 소리없이 쌓이게 해주는 사람을 돌아봐야겠다. 이렇게 내게 앙금 있는 사람을 살펴봐야겠다.


이런 앙금 쌓인 사람들, 똑같이 되갚아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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