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부스러기
“삶에는 서서히 고독한 혼을 갉아먹는 궤양 같은 오래된 상처가 있다."
제목부터 예사롭지 않았던 사데크 헤다야트의 소설, [눈먼 올빼미]는 저리 섬뜩한 문장으로 시작한다.
눈이 멀어 버린 올빼미는 어찌 살아가야 할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부리가 부러진 솔개, 지느러미가 잘린 송어, 다리가 꺾인 토끼를 상상해 봤다. 이처럼 삶을 지탱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기능을 상실한다면 대개의 동물들은 그 생명의 유지가 머지않아 끝날 것이다.
사람의 경우라면 가장 치명적인 경우가 무엇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의 경우 선천적 요인, 후천적 사고, 질병 등에 육체적 장애, 신체적 부자유를 가지게 되더라도 아주 심각한 경우를 제외하곤 삶을 스스로 영위해 나갈 수 있다. 실로 많은 이들이 버겁겠지만 제 몫으로서의 당당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
오히려 육체적 문제가 아닌 정신적 문제들, 갉아 먹힌 혼이 사람을 침몰시키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부러진 뼈나, 큰 수술에 따른 육체적 손상도 몇 달이면 회복이 되지만 숨겨진 마음의 궤양은 쉽사리 낫지 않는다.
마음의 동맥 경화를, 감정의 내상과 외상을 두루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반창고를 붙여주던 소녀가 떠났다. 명복을 빈다.
생각의 부스러기 Part II 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