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명 : 변신
작가/역자 : 프란츠 카프카/전영애 옮김
출판사 : 민음사
평점: *****
- '그레고리 잠자는 어느 날 아침 불안한 꿈에서 깨어났을 때, 자신이 잠자리 속에서 한 마리 흉측한 해충으로 변해 있음을 발견했다'로 시작되는 카프카의 변신은 내용이 환상적인 우화처럼 보인다. 사실은 굉장히 현실적이고 실존적인 소설이다. 해충으로 갑자기 변하기 전의 주인공은 새벽부터 밤늦게 까지 적성에도 맞지 않는 외판원 일을 가족들을 부양하기 위해 열심히 했다. 사업에 실패하고 갑자기 늙어버린 아버지와 병약한 어머니, 나이 어린 여동생을 부양하기 위해 오랜 시간 동안 최선을 다했다. 그렇지만 갑자기 벌레로 변해 버린 이후에는 가족들이 징그러운 벌레 보듯이 외면하고 방치하여 결국 죽음에 이르게 된다.
인간이 벌레로 변한다는 설정 자체가 황당해 보이지만, 멀쩡했던 사람이 갑자기 교통사고를 당해 전신마비 상태가 되어 오래 돌봐야 하는 경우로 설정한다면 가족들의 행동과 심리묘사가 리얼리즘에 가까울 수도 있다. 교통사고 같은 우연한 사고가 아니더라도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나이 들고 병약한 노인들이 그 주인공에 가까울 수도 있다. 젊은 시절 최선을 다해서 가족을 부양했지만, 늙고 병들거나 치매에 걸려 똥오줌을 치워야 하는 경우가 되면 소외당할 수 있다. 처음에는 가족들 사이에 애틋한 마음이 있어 최선을 다해 노인이나 환자를 돌보겠지만, 시간이 점점 지나고 경제적으로 어려워지고, 심신이 지쳐가면 어서 여기에서 벗어나고 싶어 할지도 모른다.
변신에서도 벌레로 변한 주인공이 아버지가 던진 사과에 맞아 등에 큰 상처를 입고, 음식도 제대로 못 먹고 서서히 말라죽었다. 주인공이 죽고 나자 남은 가족들은 오랜만에 교외로 산책을 나가고, 봄기운을 느끼고 어린 딸이 처녀로 성장해 가는 것에서 새로운 희망을 가진다. 삶의 고통이 갑자기 시작된 것처럼 끝날 것 같지 않았던 고통도 어느 순간 끝나고 새로운 삶이 시작된다.
감동과 사랑으로써 식구들을 회상했다. 그가 없어져 버려야 한다는 데 대한 그의 생각은 아마도 누이동생의 그것보다 한결 더 단호했다.
- 내가 가족에게 짐만 된다면 나는 어떻게 해야 하나?
- 가족은 서로에게 어떤 존재인가?
- 고통스러워도 사랑과 연민은 남지 않을까?
-인간의 실존과 가족의 본질에 대한 깊은 깨달음을 주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