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미카엘

by 이계원

도서명 : 나의 미카엘

작가/역자 : 아모스 오즈/최창모 옮김

출판사 : 민음사

평점: ****


독서 소감

- 이스라엘 작가인 아모스 오즈가 쓴 나의 미카엘은 평범한 러브스토리가 아니다. 책의 줄거리로만 보면 이스라엘 히브리 대학에서 지질학을 전공하는 성실한 미카엘이라는 남자가 문학을 전공하는 아름다운 여자인 한나를 만나 사랑하고 결혼해서 아이를 낳고 살아가는 10여 년간의 평범한 결혼 이야기이다. 그런데 드라마 부부의 세계에서 나오는 것처럼 외도와 배신과 복수 등 무시무시한 스토리가 등장하는 것도 아닌데도, 읽다 보면 마음이 복잡해진다.


여자 주인공인 한나는 20대 초반의 젊은 나이에 성실한 학자 타입인 미카엘을 만난 지 얼마 되지 않아 빨리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는다. 그러다 보니까 학업도 계속하지 못하고 예민한 성격에 산후 우울증 비슷하게 앓아 아이도 제대로 돌보지 못한다. 성실한 남편인 미카엘은 아이도 돌보고, 생계유지를 위해 부지런히 돈도 벌고, 밤새워 공부도 열심히 한다. 반면에 몽상가인 한나는 아이 키우는 것도 집안일도 제대로 못하고, 가끔씩 쇼핑중독자처럼 과소비해서 가난한 남편을 힘들게 한다. 지질학과 문학이라는 두 사람의 전공의 차이처럼 남편은 힘든 현실에 발 붙이고 매일매일 성실하게 살고, 아내는 모호하여 정체를 알 수 없는 이상 속 꿈을 꾼다. 소설의 배경이 되는 1950년대의 이스라엘도 전쟁이 언제 일어날지 모르는 불안감이 감도는 정돈되지 못한 모호한 도시다.


소설을 읽다 보니까 환상을 꿈꾸는 예민한 성격으로 인해, 성실하고 착한 남편을 괴롭히는 것처럼 보이는 여주인공에 대해서 조금씩 반감을 가지게 되었다. 왜 이 여자는 하나뿐인 아이도 제대로 못 키우고, 문학도라고 하지만 제대로 글을 쓰는 것도 아니고, 하는 일 없이 우울하기만 하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이 소설 속의 남녀 역할만 바꾸면 우리 주변에 흔히 볼 수 있는 타입들이다. 현실적인 아내는 아이도 키우고 일도 하면서 어떻게든 살아 보려고 녹초가 되어서 일하는데, 책임감 없는 남편은 자기 적성에 맞지 않는다고 직장도 자주 관두고, 백수로 놀면서도 집안일도 안 하고 아이도 돌보지 않는 경우도 많다.


남녀를 떠나서 본인의 예민하고 현실성 없는 성격으로 인해 배우자나 다른 가족들을 힘들게 하는 사람들이 은근히 많이 있다. 모든 사람이 현실적인 필요는 없지만 '나로 인해 가장 가까이 있는 사람들이 고통받고 있는지는 아닌지 한 번씩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는 것을 이 책은 반면교사처럼 느끼게 해 준다.


밑줄 친 문장

제가 깨달은 건데요, 제 친구들 대부분은 자기 아버지와 비슷한 사람하고 결혼하더군요. 베코르 그이도 우리 아버지하고 닮았어요. <여성>이라는 잡지에 씌어 있는데요 그건 법칙이래요. 남편은 항상 아버지와 비슷하다나요. 누군가를 사랑할 때는 적어도 그 사람이 이미 사랑하고 있던 사람하고 조금이라도 닮기를 원하는가 봐요.


같이 보면 좋은 작품

- 영화 결혼 이야기

- 제목은 결혼 이야기이지만 사실은 이혼에 대한 이야기이다.

https://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188056


책을 읽고 생각난 질문

- 사랑하는 사람이랑 결혼한다고 꼭 행복해지는 걸까?

- 타고난 성격이 결혼에 적합하지 않은 사람들이 있을까?

- 누구랑 살아도 힘든 사람이 있는 것처럼, 누구랑 살아도 잘 살아갈 수 있는 사람이 있지 않을까?


나의 한 줄 추천사

- 본인의 예민함으로 인하여 자신과 주변의 사랑하는 사람들을 알게 모르게 괴롭히고 있는 사람들은 이 책을 한 번 읽어 보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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