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는 사실 백해무익 하다고는 하지만 납세의 의무를 성실히 이행하고 있다는 것을 증명한다는 통하지도 않는 농담을 하곤 한다. 언젠간 분명히 끊어야 할 숙제이기도 하며 많은 사람들이 담배는 끊는 것이 아니고 참는 것이라고 하는데 나는 그냥 한 귀로 흘린다. 어차피 내가 아닌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일 뿐이니까.
군대에서의 흡연장은 많은 대화가 이루어지는 곳이다. 그것이 훈련 전이건 훈련 후이건 상관없이. 출근을 해서도 일과를 시작하기 전에도 중간중간에도 점심을 먹고 난 후에도 많은 이야기가 이루어진다. 업무가 고된 날이나 훈련이 고된 날에도 어쩌면 늘 함께할 것이다.
분명 몸에도 좋지 않은 것인데도 분명히 몸에 나쁘다는 것을 알고도 입에 갖다 댄다. 그리고 한숨을 쉬듯 내뱉는 순간, 그 순간에 머릿속으로 생각한다.
X 같다.
그래, 그래야 군대지. 우리는 단 한 번을 위해 존재하는 집단이다. 전쟁이 일어났을 때, 단 한 번의 임무를 제대로 다하기 위해 존재한다. 싸워서 이기는 집단이자 싸워 이겨서 존재감을 충분히 드러내기 위한 집단이다. 존재감을 드러내고 싶지만 드러내지 못하는 시간이 너무 긴 탓인지 가끔은 어떻게 하루하루를 보내야 할지 망각에 빠지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나는 소위 말하는 '현타'가 아주 가끔 오는 편이다. 나는 이 현타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물론 일시적으로 해결할 만한 것이 담배이긴 하나 현타라는 큰 산을 넘기엔 부족하다. 단순히 현실을 도피하고 싶은 수단일 뿐.
그래서일까? 요즘 들어 스트레스 관리에 대한 관심도가 꽤나 높아졌다. 스트레스를 받는 요소는 정말 많다. 하지만 스트레스는 분명 모든 사람들이 관리해야 할 필수요소이다.
흡연은 분명 일시적인 스트레스 감소효과를 준다. 문제는 그게 일시적이라는 것뿐이지. 스트레스 감소 및 해소엔 분명 좋은 방향, 방식, 방법이 사람들마다 있을 것이다. 나도 가지고 있다. 긍정적으로 풀어낼 수 있는 것이 바로 운동이고 음악과 함께하는 것 그것이 현재의 나만의 방식이다. 스트레스 관리가 되지 않으면 삶이 재미가 없다.
조금씩 줄여나가야 하는 것은 당연한 것, 나쁜 건 서서히 줄여나가야 하고 좋은 것을 서서히 늘리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긴 하나 나는 이것을 조금씩 실천에 옮기고 있다. 물론 많은 대화가 이루어지는 흡연장에서는 어쩔 수 없는 것이겠지만....
결국 군인도 사람이기에 이겨야 할 것은 적도 있지만 어디로부터 오는지 알 수도 있고 모를 수도 있는 스트레스다. 낭만 있게 담배를 입에 물고 한대 피운다 한들 밥을 먹여주는 것은 아니더라. 밥을 먹여주는 것은 따로 있을 뿐..
이 노래를 듣다가 문득 의문점이 들었다. 1974년의 김정미는 신중현 사단에 여전히 있었던 가수였고 이 곡이 담긴 음반은 '지구레코드'에서 발매되었다. 1974년의 신중현은 '신중현과 엽전들'이란 밴드로 활동하고 있을 때라서 이 곡의 연주는 신중현과 엽전들이 했다는 것을 쉽게 유추할 수 있었고 실제로 더멘, 골든 그레입스에 비해 스타일도 엽전들 스타일로 들린다.
그래서 도움을 구했더니 당시 연주는 신중현과 엽전들이 맞고 브라스, 오르간 연주는 지구레코드 전속 관현악단이 연주했다는 답변을 얻었다!
당시 회사마다 관현악단, 전속 가수들이 존재했으며 해당 가수가 녹음을 할 때는 같은 소속사에 속한 밴드나 관현악단이 연주를 했다고 하니 딱 이 곡에서 퍼즐이 제대로 맞춰진 격이다.
물론 관현악단의 구성원은 알 수 없지만 신중현과 엽전들이 녹음했다는 것이 확실한 것은 밴드의 사운드가 증명하고 밴드가 속한 해당 년도가 증명하고 지구레코드가 증명하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