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 파리 수컷이 기회를 잡기 위해 애써 잡은 꽃 벌을 암놈에 선물하며 환심을 사려는 분투는 눈물겹다. 따지고 보면 인간도 이런 범주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한다.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에게 선물을 주는 것보다 더 큰 즐거움이 있을까?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준비한 음식이든 애정이 가득 담긴 말이든, 또는 일상적인 선물이든 어떤 형태로든 생명체에 활력을 주니 선물은 생명을 나눠주는 일이라 할 수 있다. 인간이 춤 파리보다 행복한 것은 사랑하는 이에게 줄 수 있는 선택의 폭이 한없이 넓기 때문이다. 그 선택에는 그의 고통까지도 기꺼이 나누려
는 마음도 포함된다. 이러한 헌신은 그를 위해 할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이며 인간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이자 기쁨이다.
그럼에도 누구에게나 다가와 한바탕 광풍처럼 지나가야 할 사랑이 녹록지 않은 현실의 벽에 갇힌 채 콩알 반쪽만 한 마른 엽차처럼 생기를 잃고 있다. 높아진 취업장벽, 불안정한 고용, 턱없이 오른 집값 등으로 사랑이 생존하기 어려운 세상이 되어 버렸다. 소위 선진국으로 갈수록 사랑은 더욱 비즈니스처럼 되고 있다. 일정한 기준에 들지 못하면 사랑을 할 수 없다는 공식이 일반화된 지 오래다. 하지만 사랑을 경험한 사람들의 한결같은 조언이 있다. 뭐하나 갖춘 것 없이 시작해도 사랑이 고비마다 길을 가르쳐 준다는 것이다. 가이드가 없다고 킬리만자로 산에 가지 못하라는 법은 없다. 얼음 동굴 속에서도 지푸라기 벽으로 두른 누옥에서도 사랑의 불씨는 꺼지지 않았다. 사랑은 영원히 지속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결국 인류가 절멸해 다른 별을 찾으러
떠날 일도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