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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리스 Dec 01. 2020

아파트가 뭐길래

집 때문에 남편이 아내를 죽이고 투신을 했다고 했다. 그것도 7살짜리 딸을 홀로 남겨두고서.

경기도의 집을 팔고 딸의 교육을 위해 서울 목동 아파트에서 전세살이를 했던 부부는 4년 만에 두 배로 뛰어버린 집값 때문에 예전의 집으로 갈 수도, 지금 살고 있는 집을 살 수도 없게 되어버렸다.


끔찍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어제 목동 부부의 비극적인 죽음을 접하고

우리 부부는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그들의 처지가, 그들의 선택이, 너무나 우리와 닮았기 때문이었다.


단지 선택의 문제였을 뿐이었다.

그 한 순간의 결정이 인생을 바꿔버렸다.

누구의 표현대로 누군가는 일확천금을 얻었고, 누구는 벼락 거지가 됐다.


혹자는 말한다.

집. 꼭 사야 하냐고.

어차피 인생은 선택의 연속인 것이라고.

그 혹자에게 묻고 싶다.

집. 사고 싶은 게 죄냐고.

왜 인생이 아파트를 샀나, 사지 않았나로 갈라지냐고.



어쩌다 우리가 이렇게까지 되었을까.

모두가 모이면 부동산, 주식 얘기 뿐이다.

모두가 책상에 앉으면 부동산 시세를 검색하고 주식 창을 띄운다.



차라리 누구의 말처럼 아파트가 빵이었으면 좋겠다.

빵처럼 쉽게 사고 팔 수 있는, 사는 사람도 파는 사람도 행복한

그런 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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