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줄요약 : 다들 재밌게 읽은 책, 나만 빼고
구병보, 단 하나의 문장
요새 근황을 먼저 나눈다면 책을 열심히 읽지 않았다. 이유는 언제나 만들면 있기 때문에 나의 부지런하지 못함보다는 생의 의지가 나를 힘들게 했다고 하는 게 마음에 더 편할 듯하다. 아무튼 이런저런 이유를 통해서 다시 책을 손에 들었을 때, 그 첫 번째 책이 "단 하나의 문장"이었다는 게 큰 의미가 있다.
1.1 표지가 예쁘다!
이 책을 고를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독서동아리 지정도서 가 아니라 출판사의 센스 있는 표지 선택 일지도 모른다. 특히나 가장 마음에 든 부분 '폰트'에 있다. 마치 호환이 가능하다면 핸드폰 글꼴로 사용하고 싶을 정도로 말이다.
표지를 보면 다른 소설책보다는 훨씬 눈에 예뻐 보이는 것은 사실이다. 이게 뭐랄 까 문학동네가 책을 참 잘 만든다는 생각이 확실한 것 같다.
1.2. 확실히 문체는 누구나 봐도 가독성이 좋을 정도로!!
동아리의 지정도서다 보니까 다른 사람의 후기를 들을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책의 장점을 뽑는다면 그것은 '문체'에 있다.
이 책을 보다 보면 확실히 책이 물 흐르는 듯이 흘러간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소설가 P 씨의 계정을 팔로 한 지는 이 년 남짓 되었다. P 씨의 팔로워는 오만여 명인데 팔로잉은 세 명에 불과했으며, 그것은 친구나 가족이 아니라 지금까지 그의 책을 출간한 출판사들의 계정이었다. p.9
2.1. 하나로 이어지지 않는 문제점
이 책은 단편집이다. 그러다 보니까 단편집이라는 큰 틀에서의 문제점이 절실히 드러난다. 제목은 '단 하나의 문장'이기는 하지만 그 주제가 통하는 것은 그 주제가 나온 단편집에 제한해서다. 마치 여러 칼럼에 낸 소설을 하나로 모은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물론 사람들이랑 이야기하다 보니 알게 된 것은 작가가 숨겨놓은 통일성을 작품 내내 모두 '여성'의 입장에 이야기한다는 것을 통해 알 수 있었다. 모든 단편집에서 이야기하고 있고 그 대상은 전부 여성으로 나타나고 있다. 어쩌면 하나의 문장은 여성으로 연결될지도 모른다.
따라서 느껴지는 단점은 바로 '단 하나의 문장'이라는 문장이 주는 어감이 좋기 때문에 책의 제목으로 정해진 것이지 책 자체의 주제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실제로 책을 보면서 가장 좋은 단편집은 오히려 앞부분에 있다. 그것이 주는 의미는 함축적인 의미를 독자들이 각자의 해석 능력을 갖추어야 파악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래도 충분히 읽어볼 가치는 있다. 작가의 수려한 문체는 여러 가지 문제점을 극복할 정도기 때문이다. 소설을 보면서 딱히 좋아할 만한 문체가 있다고 생각해 본 적 없었고 마찬가지로 문체 때문에 좋아하는 작가가 있지 않았다.
그런 점에서 "어느 작가의 문체가 좋다"라고 할 수 있는 책이 생긴 것이다. 어쩌면 문체만 좋은 걸지도... 아무튼 킬링 타임으로든 지하철에서든 읽을 정도의 난이도와 가독성 좋은 글이다.
평점 : ★★★ (그럭저럭 본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