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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씀 Oct 01. 2023

주황빛 그리움

오늘은 오랜 담장 위

빼꼼 고개를 내밀고 있는

능소화를 보았답니다


계절의 흐름에 몸을 맡긴 녀석들은

진즉에 줄기에서 떨어져버렸는데 말이죠


구름 하나 없는 가을 하늘 아래

고개를 꼿꼿하게 들고있는 녀석이

대견해 보이기도 안쓰러워 보이기도 했답니다


당신은 그거 알까요

능소화의 꽃말은 그리움이라는 거


지난 여름 초입부터 자라났을 능소화가

오늘에 이르기까지 저렇게 남아있는 건

그리워하는 누군갈 보겠단 의지였을지도요


푸르름으로 가득한 하늘 아래 피어난 건

어쩌면 주황빛 그리움이었을지도 모르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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