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의 바닥을 잎들이
서로에게 기댄 채 묵묵히 채워간다
빛은 이미 식어 있고
겹겹의 결은 어둠 아래서
자신의 모양을 잃어가고 있다
돌의 선은 한숨처럼 누워
세상을 조용히 두 칸으로 나눈다
잎들은 그 경계에 닿지 않으려
적막한 온기로 서로를 붙들며
더 느린 그림자로 번져난다
어느 틈에
돌 위에 한 장의 잎이 홀로 내려앉아 있다
떼의 온기도 닿지 못한 자리
바람조차 방향을 잃은 밤의 구석
저 잎은 오래 묻어둔 숨결을
아무 말 없이 다시 찾아간다
함께일 때 사라졌던 작은 빛이
어둠의 틈에서 희미하게 되살아나고
겹쳐 있을 때 들리지 않던 마음이
홀로 선 자리에서 천천히 깨어난다
지금 저 잎은 떠난 것이 아니다
밤의 깊은 곳에서
스스로의 그림자를 더듬어가는 중이다
돌의 차가운 숨이 그 여정을 품고
밤은 아주 미약한 떨림으로
또 하나의 존재를 조용히 데려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