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가 언덕 뒤로 향하는 붉은 시간
아이는 모래사장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익숙한 장소에 다다른 뒤
물기를 머금은 모래를 그러모아 성을 쌓는다
한참을 그렇게 오도카니 무릎을 꿇고서
모래성에 공을 들인 아이는
나무젓가락을 꽂아 모래성의 완성을 알린다
그것도 잠시 해가 저물어 가고
아이의 모래성을 향해
하얀 거품을 품고 달려드는 파도는
아이의 가녀린 발목마저 삼킨다
애써 이룩한 자그마한 성취가
물거품 아래 허무하게 무너져 내린다
글장이가 아닌 글쟁이의 삶을 연모하며 글을 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