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내린 후 다음날은 산이 가까이 다가옵니다
비가 미세먼지를 움켜쥐고 떠난 후라서요
도시의 삶이라는 것은 미세먼지를 싫어하면서도
부둥켜 안고 살아야 하는 것이라 그저 팍팍합니다
그런 세상에 한 사람이 있었습니다
세상의 잣대에는 영 못 미치는 사람
많은 이들은 그를 두고 바보라 불렀습니다
단지 우직하다는 이유로 말입니다
그래서 우직한 그를 괴롭혀도 된다 생각했을까요
펜대를 들고 옆구리를 쿡.
말캉한 혀를 날름거리며 또 쿡.
비 오는 것도
해가 쨍쨍한 것도
바람부는 것도
모든 상황은 그의 잘못이었습니다
바보라 불린 그는 그저 웃고 있었습니다
속은 썩어들어갔을텐데 내색 않았습니다
눈이 쳐져서 불가피하게 수술을 해야했을 때
요란스레 떠들어대던 펜대와 언론의 혀들은
10여년이 지난 후에는 잠자코 있었습니다
독재자의 딸이 무서웠던 걸까요
그가 떠나고 꼬박 49일이 지났을 때
하늘은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습니다
오늘은 비구름이 쉬고 산은 이만큼 다가온 날
바라만 보아도 좋았던 그는 먼 여행을 떠났고
그의 친구가 그의 못다한 일들을 하고 있습니다
많은 이들이 그를 기억하는 날
많은 눈물을 흘린 하늘이
그날만큼은 웃었으면 합니다
사진 출처 : 노무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