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빛 잎이 무성해지는 여름의 입구에
가지를 곧게 뻗고 잎을 펼치는 나무 위로
하얀 밥알이 우수수 맺힙니다
영원한 사랑이라는 건 부질없는 것이라
사랑의 시작 전 애써 감정을 억누르고 스스로를 다그치지만
사람의 마음이란 어쩔 수 없이 흔들리는 거라
하얀 밥알 우수수 떨어진 이팝나무처럼 금세 물이 들고야 맙니다
노란 소나무꽃가루는 바람따라 물결따라
제 몸을 옮겨다니며 봄의 끝을 알리는데
사시사철 푸르른 녀석의 바람은 애처롭게도 오래 머무르는 것이라
그리 달갑지 않은 이별의 방향으로 저마다의 발걸음을 옮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