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관리와 평상시의 일상에 바쁜 이들에게
늦잠을 권함.
‘선택에 지친 그들에게 권함’
이 글을 읽고 계신 분들에게 드리고픈 편안함이라 오늘의 주제는 가장 편안한 상태에 대해 얘기하려 합니다.
2보 전진, 1보 후퇴. 잠을 두고 하는 말 같아요.
우리는 내일의 컨디션을 고려해하던 일을 중단하고, 잠을 청하러 이불속으로 들어가요.
지친 나에게 잠을 선사하는 건, 더 진보하기 전 숨 고르기입니다. 그래서 평일과 잘 어울려요. 일해야만 하는 내일이 있으니, 잠시 쉬는 시간을 가져야만 내일의 생활이 가능하니까요. 대개 오늘도 내일도 일하는 평일에는 휴식도 전략이 되어야만 하는 게, 어쩔 수 없는 우리의 삶입니다.
그래서 오늘은 늦잠을 권합니다. 오랜만에 늦잠을 잤어요. 크리스마스라는 이유로 아무것도 안 하고 정말 13시간을 자버렸어요.
평일에, 일하는 날 같으면 우리는 절대 늦잠을 잘 수 없죠. 저는 일요일에도 알바가 있어서, 주말 늦잠도 힘들어요. 평일도 주말도 사실 늦잠이 허용되지 않는 날이 많아요. 그런데 오늘은 기상시간도 정해두지 않은 채 잠에 들었습니다. 중간에 여느 평일처럼 똑같이 울린 알람 소리에 잠시 잠을 뒤척이다 알람을 끄고 다시 잠들었길 반복, 갑갑해서 창문도 열었다 닫았다 하길 반복. 그렇게 두세 번을 깼지만 시간도 확인하지 않고, 계속 잤어요.
일어나 보니 오후 1시 3분. 너무나도 '푹 잤구나' 하는 생각에 어깨가 서너 번 들썩일정도로 콧바람을 뿜으며 웃었어요. 행복하더라고요. 오랜만의 늦잠에 웃음이 새어 나온 건 가장 편한 내 이불속에서 아무 생각도 없는 하루를 시작하는 게 기뻐서였어요. 정말 아무것도 안 해서 행복하고 부은 내 얼굴이 너무 편해 보였거든요.
늘어지도록 자는 게 평소에 두려운 건, 어젯밤의 나는 분명 내일을 위해 잤지만, 내일 일도 제대로 못하게 될까봐에요. 어제 잠들은 내가 오늘의 하루를 망칠 수도 있다는 걱정 때문이죠. 하지만 오랜만에 그런 걱정 없이 자던 나를 발견해서 좋았어요. 어떤 걱정도 생각도 없던 날입니다.
그래서 늦잠을 권합니다. 주말이나 하루 통째로 시간을 낼 수 있는 날에는, 어떤 약속도 잡지 않고 그냥 자는 거예요. 저녁 약속도 이왕이면 잡지 않고요. 저녁 약속이 잡히는 순간 이미 준비 시간이 생겨버리니까요.
하루만 내게 모든 시간을 주세요. 온 세상의 나른함이 나의 것인 것처럼. 퉁퉁 부은 얼굴에서 편안함이 묻어 나오도록.
하루의 늦잠을 권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