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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이들 Apr 11. 2021

[흡흐흡흐] 9강_ 그 밖에 내가 경험한 요가들

나가는 글


요가는 전통 요가만 있는 것이 아니라 지금도 계속 새로운 요가들이 창작되고 개발되고 있다. 이번장에서는 내가 경험해본 다양한 요가 경험을 소개해보고자 한다. 경험해본 바로 느끼기에 크게 요가는 마인드풀니스 방향의 현대 명상 스타일의 요가와, 필라테스를 필두로 한 체형교정과 트레이닝 스타일의 요가, 특정 타깃을 위해 만들어진 (ex. 임산부 요가, 수험생 요가, 직장인 요가)등이 있는 것 같다. 오늘은 내가 요가를 하면서 경험해 본 것들을 함께 소개해 보고자 한다. 


발레핏

발레를 접목한 요가 플로우다. 빈야사처럼 물 흐르듯 진행된다. 수업을 이끄는 선생님은 남자 요가 선생님이셨다. 다부진 몸과 몸을 쓰는 방식, 그리고 수업에서 사용하시는 발레용어 들로 미루어 짐작할때 아마 본 직업은 발레리노가 아니셨을까 추측해 보았다. 단단하지만 과하지 않은 아름다운 잔근육과 음악과 리듬에 맞춰 우아한 춤사위를 선보이는 빈야사 플로우가 너무나도 우아하고 아름다워서 선생님 동작을 넋을 잃고 감상하느라 정작 내 수련은 제대로 못했다는 것이 함정. 요가를 다녀왔는데 발레를 보러가고 싶어졌었다. 그리고 빈야사라는 동작이 왜 ‘플로우’인지를 드디어 깨닫게 되었는데, 선생님이 선보이는 모든 동작과 시퀀스에는 산뜻하고 물 흐르는 듯한 리듬감이 있었기 때문이다. 리듬을 잃지 않으면서도 그 모든 개별과 전체 속엔 아모르 근육 파티가 있다는 사실에 그만 입이 떡 벌어졌더랬다. 선생님의 어깨와 등에 그려진 잔근육에는 저마다 영혼이 있어 선생님이 동작을 취할때마다 근육들이 자기들도 발레를 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생각했다. 그리고 선생님의 빈야사를 감상하면서 아 내가 그동안 한 빈야사는 통나무 토막 같은 동작 분절이었구나도 깨달았달까...


싱잉볼

요가를 하며 알게 된 새로운 분야는 싱잉볼이라는 세계였다. 그동안 나는 요가선생님이 사바사나 끝나고 깨우는 용도로만 알았는데, 알고보니 싱잉볼만 독자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많았다. 내 경우 제주도 성산 플레이스캠프에서 친구와 함께 들었다. 사실 나는 싱잉볼 수업때도 듣다가 너무 이완이 된 나머지 잠들었으나, 친구는 너무 좋았다며 그 후 적극적으로 싱잉볼에 대해 알아보더라. 또 알아보니 소리의 진동을 통해 울림을 주는 장르가 미디어아트와도 잘 맞아 싱잉볼을 미디어아트에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분들도 있는 것 같았다. 


채식

다음으로 소개할 분야는 채식인데, 채식과 요가가 무슨 상관일까 싶지만. 상관이 있다. 채식주의에는 다양한 동기가 있고 채식을 결심하는 이유 역시 다양하지만, 요가 역시 채식을 강조한다. 요가에서는 단순히 아사나의 완성을 위해 채식을 권장하는 것 같진 않고, 지구와 동물과 환경과 나 모두의 조화로운 공생을 위해 채식을 권장한다. '우리가 먹는 것이 곧 우리 자신'이라는 말처럼 아마 스스로를 어떤 사람으로 만들어 가고 싶은지에 대한 수련이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나는 사람한테 영향을 지대하게 받는 인간인데, 채식에 대해 처음 알게 된 것은 중학생 때였다. 그때는 굉장히 내로남불 근본주의자같은 이상한 선생님이 자꾸만 음모론 류의 희한한 다큐멘터리들을 보여주면서 채식을 강요하는 바람에 반감이 있었고, 대학에 올라와서도 별로 안좋아하는 애가 채식을 한다고 하기에 그때도 가지가지 하는 애가 또 가지가지 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랬던 내가 이렇게 전향적인 태도를 취하게 된 것은 대충 90%는 이 책의 숨은 주인공 때문이고, 나머지 10%는 시대가 바뀌며 나도 깨달은 바가 많아졌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이 책의 숨은 주인공이었던 이 역시 윤리적 채식주의에 대해 일장연설을 늘어 놓았었다. 재밌는 것은 다른 사람이 채식에 대해 말할 땐 귓등으로도 안들리더니, 그 애가 하는 말은, 피터싱어니 공리주의니 윤리적 채식이니 정말 하나도 못 알아듣겠는데도 그냥 그 말들이 너무 재미있었다는 것이다. 동물권이니, 차별에 대한 기본적 정의니, 그런건 하나도 모르겠어도 그 당시 내게 중요했던 건 그저 맛있는 안주를 만들어 그 애와 짠-!하고 술잔을 기우리는 일이었던 같지만 말이다. 그게 재밌어서 더 얘기하고 싶은 마음에 혼자 머리를 끙끙 싸매고 동물해방이니 뭐니의 책을 읽었던 기억이 난다. 그러다가 요새는 나도 채식에 관해 생각을 하게 된다.


내가 차별받고(고통받고) 싶지 않기에 나도 차별하지(고통을 주는 행위를 하지)않고 싶다는 생각. 그러나 여전히 나는 채식주의자 혹은 채식지향인도 되지 못한다. 채식생활을 하기에 내 입은 고기를 너무 좋아한다. 우유 없이는 못사는 우유 인간이다. 하지만 한 달에 한 두어번 의식적으로 채식을 하려고 노력하는 것으로 약간의 채식 수련을 진행중이다. 환경적 이유에서든, 윤리적 이유에서든, 건강상의 이유에서든, 요가인으로서의 이유이든지간에 어쨌거나 한번이라도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니까. 


명상

마지막으로 소개할 것은 명상이다. 마음챙김(mindfulness)류의 명상을 추천하는 바이다. 나 역시 한동안 열심히 따라하다가 요즘에는 잘 하고 있지 않지만, 명상을 통해 주기적으로, 또 의식적으로 호흡을 관찰하고 일상을 돌아보는 시간을 갖는 훈련을 지속하고 싶다는 생각을 늘 하면서.. 하지 않는다. 명상을 연습할때는 어플을 주로 활용했다. 다양한 어플을 설치해 보았으나 마음보기-마보 어플로 정착하여 1년씩 구독하여 듣는 중이다. 명상도 한참 열심히 수련하다가 어플에 안들어간지 230일쯤 되었으나,, 불면의 밤에 특히 '바디스캔' 명상은 큰 도움이 되었더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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