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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는 종합예술인

이 세상 모든 아내들에게 보내는 감사 인사

by 권사부

아내(아이 엄마)는 종합예술인이다.

나의 아내를 볼 때마다 경이로움을 느낀다. 그녀는 단순히 우리 가정을 돌보는 주부가 아니다. 그녀는 가족의 삶을 아름답게 빚어내는 종합예술인이다. 나는 과거에 ‘전업주부’라는 삶을 과소평가했었다. 정말이지 무지와 편견이 가득했던 시절이었다. 그때의 내가 부끄럽다.

우리 집은 늘 깔끔하다. 아이를 키우는 집이라 믿기 어려울 정도다. 가족이 모두 잠든 밤, 아내는 조용히 집안일을 마무리한다. 아침에 눈을 뜨면 반짝이는 거실과 정리된 공간들이 아내의 손길을 증명한다. 아들과 내가 아침 일과로 등원과 출근을 하면, 그녀의 하루는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아내는 단순히 하루를 보내는 사람이 아니다. 아들의 교육과 육아를 위해 정보를 모으고, 책을 읽으며, 스스로 공부한다. 분당과 판교 지역의 엄마들 사이에서 그녀는 ‘최고의 정보통’으로 불린다. 엄마들 사이에서 나눠지는 수많은 대화와 고민 속에서도 그녀는 신뢰의 아이콘이다.

아들이 잘 자라고 있는 모습을 볼 때마다 아내의 노고가 눈에 보인다. 아이는 절대로 스스로 자라지 않는다. 누군가가 사랑으로 보살피고, 가르치고, 지켜봐야 한다. 아내는 늘 아이의 하루를 세심히 관찰한다.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이 아이에게 잘 맞는지를 살핀다. 아이가 혼자서 시간을 보내며 자립심을 키우도록 돕는 동시에, 따뜻한 품 안에서 안전함을 느낄 수 있도록 균형 잡힌 환경을 제공한다.

잘 키운다는 것은 단순히 학업 성적이나 외적인 성과를 말하지 않는다. 정직과 배려를 아는 아이로 키우고, 스스로 목표를 끝까지 해낼 줄 아는 아이, 삶을 주도적으로 살아가는 아이로 키우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선 어른의 시선이 아닌, 아이의 눈높이에서 세상을 바라볼 수 있어야 하며, 그와 동시에 어른의 눈으로 아이를 훈육할 수 있어야 한다. 그 균형을 유지하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다.

어떤 사람들은 여전히 ‘남자는 돈 벌고 여자는 집안일과 육아를 맡아야 한다’는 낡은 사고방식에 머물러 있다. 하지만 아내의 하루를 조금만 들여다본다면, 그런 생각이 얼마나 무지한지 금방 깨달을 것이다.

우리는 한 예술가가 몇 년의 시간을 들여 완성한 작품 앞에서 경외심을 느낀다. 그런데 엄마들은 20년 이상의 시간을 들여 한 인간을 온전히 빚어낸다. 이보다 더 위대하고 경이로운 일이 세상에 또 있을까? 한 아이를 열 달 품고, 태어나서부터 독립할 때까지 정성과 마음을 다해 키운다는 것은 그 자체로 인간이 할 수 있는 가장 위대한 예술이다.

오래전부터 이 이야기를 글로 남기고 싶었다. 이제야 이렇게 적는다. 이 글은 아내에게 보내는 나의 존경과 사랑의 고백이다. 2025년, 초등학생이 되는 우리 다온이를 보며 매 순간 느끼는 마음을 이렇게 담아본다. 직접 말로 전하기엔 쑥스러운 이야기를 글로 표현해본다.

나의 아내는 단순한 배우자가 아니다. 그녀는 우리 가정을 빛내는 진정한 예술가다.

진심으로 존경하고,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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