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를 다닐 때 가끔 그런 일을 겪었다. 그 당시 나는 부서 장도 아니었고, 그냥 선배 정도의 위치인데 어느 날 후배가 잠시 드릴 말씀이 있다고 이야기 하는 것이다.
‘퇴사 이야기 꺼낼 것인가 보다.’
그렇게 생각하고 차 한잔 하러 가면 그 느낌은 거의 맞았다.
특히, 부서 장도 아닌 나에게 이런 이야기를 하는 이유가 있었다.
보통 유학을 가고 싶은 친구들이 말을 많이 건네는 편이었다.
내가 27살에 입사해서 3년간 커리어를 쌓고 30살에 영국에 보험계리학으로 석사 유학을 다녀온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그 당시 나에게 고민을 토로하던 20대 중후반의 직원들은 하루하루가 매일 똑같고, 기계처럼 반복되는 일상에서 벗어나고 싶었다고 생각된다.
마음은 충분히 이해가 되었다.
그런데, 나는 사실 유학가지 말라고 말했다.
‘미국, 캐나다, 영국 가서 공부를 하는 것은 좋은 데 들어가는 돈이 일단 보통이 아니다,더 문제는 마치고 현지에서 취업할 확률이 거의 없다. ’
내가 이렇게 조심스럽게 조언을 해 주는 편이었다.
결과는?
내 조언과 만류에 거듭 생각한 사람은 하나도 없었다. 다들 원래의 생각대로 퇴사하고 유학 가거나 잘 안되어서 이직을 하는 정도였다.
그래서 어느 순간부터 이렇게 생각했다.
퇴사면담, 유학면담을 하러 오는 친구들은 이미 결심하고 온 거구나.
그 결심을 나의 조언으로 바뀌는 것이 아니구나.
오히려 나를 통해서 본인들의 결심에 확신을 받고 싶은 것이구나.
이런 생각을 하기로 했다.
대략 이때가 30대 중반정도 같은데, 이 때 이후로는 누가 커리어 조언을 하면 거의 들어준다.
일단 어려운 결심 잘 했다, 이왕 그렇게 퇴사하고 무엇 하기로 한 것. 어떤 선택이 최선인지 살펴보자.
만약 이직을 하려고 하는 친구이면, 이왕 이직할 것인데 거기가 최선인지 다른 회사는 더 대안이 없는지 같이 살펴보는 식이다.
사람이 신기한 게 어떤 시야가 정해지고 그쪽만 바라보게 되면 좀처럼 바꾸는 것은 쉽지 않다.
내가 퇴사 및 이직에 대한 만류를 어느 순간 포기하는 것과 같이.
그런데 창업을 하겠다고 하는 분은 좀 심하게 말리는 편이다.
본인들도 안다.
얼마나 리스크가 큰 일인지.
항상 내 주위에서는 평범한 가장, 평범한 아저씨들이 창업을 문의하다 보니 당장의 월급은 어떻게 할 것이냐고 만류를 했다.
가족의 생계가 달렸고, 당신의 인생 전부가 걸린 일을 너무 섣부르게 결정 하시지 말라고 말씀 드린다.
창업은 퇴사 후 이직하려는 사람과는 차원이 다른 문제이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내 경험을 자주 이야기 해 드린다.
나도 너무 창업을 하고 싶었다.
그런데 이미 아이가 두 명이고, 한 가장으로서 연봉도 잘 받던 대기업 근로자가 하루 아침에 그만둘 수 없었다.
그래서 끝까지 찾았다.
내가 왜 창업을 해야 하는지.
그런 고민을 하던 몇 개월의 시간 중에 ‘원씽(One Thing)’이라는 제목의 책을 만났다.
책 제목 그대로이다.
당신의 원씽은 무엇인가?
당신이 죽을 때까지 꼭 달성하고 싶은 그 원씽은 무엇인가?
당신이 일을 하는 그 이유는 무엇인가?
당신이 세우고 싶은 회사가 있다면, 무슨 일을 전 구성원이 합심해서 꼭 이루고 싶은 것인가?
어떻게 보면 원씽은 꼭 창업자들만 갖는 것이 아니다 .
하루 하루 많은 선택과 유혹속에서 살아가는 우리들 모두에게 필요한 것이다.
내 삶의 기준이고, 나침반이다.
다만 평범한 루틴으로 하루하루 살아갈 때는 다람쥐 쳇바퀴 돌듯이 돌아가니 굳이 원씽을 찾을 필요를 못 느낀다.
힘겹게 출근해서, 업무를 종일 보고, 저녁에 지쳐서 집에 돌아와 잠시 쉬다 자면 다 이니까.
극적으로 퇴사를 하고 창업을 하려는 그런 이벤트를 앞두고 있을 때, 이런 상황에서 원씽이라는 주제가 등장하는 것이다.
원씽을 어떻게 찾을까? 에 대한 질문도 여러 차례 받았고 질문도 드렸다.
일단 상상의 나래를 펼쳐 보시라고 한다.
당신이 지금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엘론 머스크가 만든 로켓을 만들 수 있을까?
너무 너무 로켓을 만들고 싶어서 지금 이 순간부터 첫 걸음을 뗄 수 있을까?
누구나 불가능하다고 한다.
그런데, 나는 그와 같은 상상은 왜 하시면 안되냐고 말씀드린다.
지금 엘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와 경쟁하는 회사를 만들라는 것이 아니다.
내 원씽이 화성에 한 번 가보는 것이라면, 그리고 화성에 가는 로켓을 만드는 것이라면 당장 시작할 수 있는 것 아닌가?
당장 로켓을 만드는 물리학 책, 쉬운것 부터라도 펼쳐야 하지 않을까?
지금 당신의 원씽이 돈을 벌어야 한다는 것과 궤를 같이 하라는 것이 아니다.
정말 내가 너무 하고 싶은 그 일을 찾아보고, 난 이 일은 죽을 때까지 해도 되겠다 싶은 일을 찾아 보라는 것이다.
그래서 백지를 그리고 내 인생을 거기에서 마음껏 그려 보라는 것이다.
내가 너무 좋아하고, 내가 너무 이루고 싶은 것을 찾는 이 순간은 나 혼자의 시간이다. 누구에게도 속일 필요도 없다.
나는 내가 제일 잘 알고 있지 않은가.
본인이 가장 좋아하고, 가장 잘 할 수 있겠고, 평생 하고 싶은 일을 찾는 게 기본이고 시작이다.
그것에 재미를 붙이면서 찾고 연구하다 보니, 깊이가 깊어지고 그러면서 창업도 할 수 있는 것이다.
블로그 글 쓰기로 예를 들어볼까?
너무 로켓을 만들고 싶은 사람이 몇 년에 걸쳐서 지식을 습득하고 하나하나 본인이 생각하는 것을 개인 블로그에 꾸준히 적었다고 생각하자.
이런 지속적인 노력의 사람은 세상이 다 알아봐준다.
출판업자들이 책 내자고 이야기 하고, 어디 과학관련 영상 제작업자, 유튜버들이 인터뷰하자고 한다.
좋아하는 일을 찾고, 깊이가 깊어지면 얼마든지 확대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시야를 멀리 두고서, 이 일은 너무 좋아, 내가 평생할 일이야 라고 생각 했으면 좋겠다.
나 역시 원씽을 찾는 과정에서 이런 말도 안되는 목표를 세웠다.
나는 보험을 정말 좋아한다.
보험상품 개발을 수리적으로 계산하고,완벽하게 만드는 일은 나의 천직이다.
보험이란 (돈이) 없는 사람이 더 많은 혜택을 받도록 해야 한다.
그런데, 전세계 인구의 절반은 아직 보험상품을 본 적도 없다. 심지어 은행계좌도 없다.
내가 만든 무엇인가 더 많은 혜택을 주는 상품을 이 사람들에게 전해주고 싶다.
가장 큰 걸림돌은, 내가 만든 상품이 내 뜻대로 고객에게 혜택을 받게 하려면 내가 보험회사를 차려야 겠다.
보험회사 만드는데 수천억이 들어가는 것은 안다.
그것은 지금 고민하지 말자.
차근차근 보험업계에서 하나씩 이뤄보자.
나도 이와 같은 과정을 거쳐서 나의 원씽, 전세계 저소득층에게 무료보험을 제공한다, 를 찾게 된 것이다.
보험업계 사람들은 다 안다.
내가 얼마나 무모한 꿈을 꾸고 있는지.
다만, 내 나이 47세이고 아직은 이뤄가는 중이라고. 죽는 순간까지 이 목표는 달성 못할 수도 있다. 그러나 끝까지 이루고 싶은 목표이기도 하다.
매일 매일 똑같은 삶이라고 생각하지 말자.
오늘의 하루는 내 목표, 내 원씽을 이뤄가는 순간으로 만들자.
그렇기 위해서, 꼭 당신의 원씽을 한 줄로 써 보시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