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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태욱 Jan 22. 2019

PORTO. 12

포르투 21일, 살아보는 여행의 기록


1. 자전거 라이딩



또 다시 돌아온 볕이 좋은 아침. 오늘은 해변가 따라서 자전거 라이딩을 해보기로 했다.





렌탈샵 가는길에 만난 조그만 식당. 매 번 좋은 것만 먹으려고 하다 보니, 전형적인 관광객 식사를 하고 있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요런 식당에서 적당한 가격으로 먹는 밥은 어떤 맛이날까 궁금했다.





렌탈샵 가는 길, 보도블럭에 찍힌 귀여운 것들





렌탈샵 사장님이 엄청 쿨하고 친절해서 기분 좋게 하루를 시작할 수 있었다. 한 가지 재밌었던 점. 자전거 대여에 deposit을 받는다고 하길래 당연하게 얼마냐고 물어봤는데, 내가 갖고 있는 물건 중 아무거나 하나만 맡기면 된다고 했다. simply a piece of paper도 괜찮다고! 그래서 한국 자취방 열쇠를 사장님께 맡겼다. 자세한 리뷰는 아래 링크에!



Sportours

Rua do Breiner 412, 4050-125 Porto




오늘의 라이딩 코스.



다리 건너 강가 따라서 쭉 달린지 얼마 지나지 않아서, 작고 귀여운 어촌 마을에 도착했다.





할아버지 손에 들린 라디오에서 나오는 소리.





매 번 대칭된 형태의 복잡하고 정교한 타일 패턴만 봤는데, 여기서 투박하고 귀여운 모양도 발견했다.





그릴에 생선 굽는 냄새가 엄청났다. 온 김에 생선구이 먹을까 하다가, 어떤 유튜버분이 추천해준 현지인 식당이 있어서 그냥 맥주만 한 잔 시켰다.





목적지가 있는 현지인 맛집은 강 건너편 동네에 있어서, 택시 보트를 탔다. 자전거도 같이 실었다.





너무 신나서 바다보면서 달리다가 표지판이랑 부딪혔다. 헬멧 쓸 걸 그랬다. 머리랑 부딪혔는데 꽤 아프더라. 내 에어팟 한 쪽도 날아갔고, 결국 못찾았다. 그런데 뒤늦게 인스타 업로드 하면서 발견했는데, 사진 속에 에어팟 한 짝이 바닥에 놓여있다. 분명 다시 찾으러 돌아갔을 땐 없었는데. 누가 가져간게 맞나보다. 어쩐지 여행이 너무 평화롭게만 흘러간다 싶었다. 어제 자기 전에 누워서 나한테 좀 시련을 달라고, 그래야 여행이 더 재밌어지지 않을까요. 라는 생각을 했는데 오늘 바로 시련과 마주했다. 망할. 포르투 시청 관계자님들 지송합니다 (머쓱)





최종 목적지인 마토지누스 항구 동네에 도착하기 전 뷰가 너무 좋았다 정말로.





목적지 도착. 한국인은 절대 안 올 것 같은 포르투갈의 목포 같은 동네를 만났다. 반가웠다.





그리고 연달아 이어진 망한 식사의 기록. 유튜버가 추천해준 식당은 이 곳이 아니었고, 그냥 무조건 여기서 먹어야겠단 오기가 생겨서 문을 열고 들어갔다. 서빙하시는 분이 나이가 지긋해보이시길래 포르투갈말로 얘기했는데 영어로 답하셔서 머쓱했다.





생각보다 양이 많아서 놀랐고, 옛날 통닭구이 정식 느낌이 났다. 이거 먹고 4.5유로 나왔는데, 한국에서 7천원주고 안사먹을 맛이지만 우리집이랑 만 키로 떨어진 나라에서 집 앞 김밥천국 온 것 같은 느낌이 난건 신선하고 좋았다.


Confeitaria O Porquinho - Charcutaria O Porquinho, Lda.

Rua de Brito Capelo 477, 4450-074 Porto





지하철타고 자전거 대여점으로 돌아갈 시간. 포르투갈 고딩들이 하교하는 시간이었는지 메트로역이 엄청 붐볐고, 시끄러웠다. 그 속에 외롭게 혼자 서있었다. 자전거 투어는 정말 좋았지만, 동시에 험난한 하루이기도 했다. 표지판에 자전거 박은건 두고두고 못 잊겠지.




2. 엎어지면 코닿을 거리에 있는 펍을 찾아서, Capa negra



하루가 끝나면 숙소에다 짐 내려놓고 마음 편하게 맥주 한 잔 할 수 있는 펍을 찾고 싶었다. 집에서 맥시멈 도보 10분 이내여야 했다. 포르투 12일차인 오늘까지도 마땅한 곳을 찾지 못했고, 진짜 이 곳은 포르투갈의 오류동같은 동네라고 생각했다. 집 들어가는 길에 Capa negra라는 식당의 창문 너머로 1927 생맥주 탭들이 보이길래 들어가보았다. 맥주랑 샹그리아, 감튀 시켜놓고 일기 썼다. 조명만 좀 더 어두웠다면 좋았을텐데, 그냥 너무 밝고 사람이 많았다. 대기업에서 운영하는 세련된 푸드코트 같은 느낌. 서비스는 좋았다!


Restaurante Capa Negra II

Rua do Campo Alegre 191, 4150-177 Porto




3. 포르투에서 더 할 만한거 없을까? - Timeout.com



지나가다 만난 눈에 띄는 장소들은 구글맵에 저장해두고 있다. 폴더별로 분류해놓으니, 그 때 그 때 상황에 따라서빠르게 찾아볼 수 있어서 좋다!



영문으로 된 포르투 맛집 아티클들을 찾아보기 시작했다. 내가 가봤던 곳도 꽤 있었고 처음 듣는 곳도 많았다. 구글맵에 하나하나 찍어보니 평이 꽤나 좋은 곳들이 보이길래, 모두 저장해두었다. 갈 곳이 점점 더 많아지고 있다. 아마 다 못가겠지만.



4. 역시 하루의 마무리는 술



자기 전에 술 한 잔 하는게 너무나도 당연한 일상이 되어버렸다. 아무리 괜찮은 와인이라도, 마트에서 한 병에 10유로를 넘지 않으니(1유로부터 시작해서 보통 3-5유로), 집에다가 종류별로 와인을 쟁여두게 된다. 오늘은 어제 마트에서 산 도우루 와인을 꺼냈다. 어제 저녁에 식당해서 먹었던 와인이 너무 맛있어서 사진으로 남겨 놓은 다음에 마트에서 거의 똑같이 생긴걸 샀는데 맛이 완전히 달랐다. 그냥 무난한 화이트 와인의 맛이 나서 실망스러웠다. 하지만 쿠키랑 까망베르치즈의 조합은 사랑입니다.. (하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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