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 21일, 살아보는 여행의 기록
1. 늦잠
새벽 3시, 최고로 늦은 시각에 귀가했다. 오늘 열 시 반 정도에 일어났는데, 숙취는 크게 없었지만 몸이 피곤했다.
2. 빨래방 탐험
호스트분께 빨래를 맡기면 건조까지 다 해주시지만, 오늘은 포르투갈 코인 빨래방을 경험해보고 싶었다. 그래서 호스트에게 얘기해놓고 빨래방으로 향했다.
빨래방 가는 길
한국 코인 빨래방이랑 크게 다를 건 없었다. 기다리는 동안 책 읽으려했는데, 잠깐 멍 때리고 있으니까 시간이 금방갔다. 그렇게 무탈하게 나의 포르투갈 첫 빨래방 경험이 마무리 되는 것 같았다.
건조기를 돌리려고 수중에 남은 20유로를 기계에 넣었는데, 잭팟이 터졌다. 거스름돈으로 10-20-50센트들이 미친듯이 쏟아져나왔고 나는 이 동네에서 제일가는 동전 부자가 되었다. 고액권이니 당연하게 1,2유로가 많이 섞일거라 생각했는데 역시 세상에 당연한 건 없다. 어쨌든 빨래방 덕분에 내일 은행 창구가서 돈 바꾸는 것도 경험할 수 있게 됐다 호호. 이런게 여행의 재미지 호호 너무 즐겁다 ^_^
Laundries Belos Ares (Self Service)
Rua João de Deus 291,Porto, Portugal, 4100-460 Porto
3. 침대에서 기절
해 뜨는 날이 오늘까지라 햇빛 받으러 밖에 나가야할 것 같은 마음이 스물스물 올랐지만, 몸이 너무 피곤했다. 창문으로 볕이 쨍하게 들어와도 침대에 누워 자는게 지금 당장 내가 제일 행복할 수 있는 방법이었다. 그래서 푹 자고 일어났고, 눈 뜨니 밤이었다.
4. 떡볶이와 라면
배가 고팠다. 어제 저녁 먹다 남은 떡볶이랑 라면을 먹었다. 라면을 포크로 먹다니 참. 그리고 이것은 안성탕면입니다.
5. Capa Negra 샹그리아
숙소에서도 느낀건데, 이 나라에서는 밥 먹을 때 쓰는 접시 갯수가 진짜 많다. 숙소 조식만 봐도, 접시만 3-4가지. 심지어 일기 쓰러 온 집 앞 스낵바에서 감튀를 시켜도 앞접시를 준비해준다.
Restaurante Capa Negra II
Rua do Campo Alegre 191, 4150-177 Porto
6. 별 일 없이 보낸 하루를 마무리하며
큰 욕심 없이 보낸 하루였다. 빨래를 했고, 낮잠을 잤고, 밤엔 집 앞 바에서 샹그리아 한 잔 시켜놓고 일기를 쓴다. 살아보는 여행을 하는 것에 더 가까워진 느낌을 받았다. 빡빡하게 하루를 채우는 것도 좋지만, 못지 않게 이런 하루도 좋다.
어쨌거나 여행 할 때 내 모든 의사 결정의 중심은 이 질문으로부터 '그래서 지금 내가 당장 행복할 수 있는가?'
너무 상투적이지만 어쩔 수 없어 이것만큼 더 와닿는 질문이 없는걸 어떡해.
23,104원 지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