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구르는 소 Oct 22. 2023

22년간 많이 먹었다!

돼지++ 껍데기 1

외부에 공적조서를 쓸 일이 있어 22년간의 업무를 돌아봤다.

그동안 정말 많은 일을 했구나.

쓸데없는 일도 했고 사회와 사람들에게 소중한 일도 했다.

속한 기관이 크게 성장하도록 기여도 했다.

정신없이 살다 보니 한 직장에서 여기까지 와버렸다.


나 혼자 한 일은 거의 없고 모든 일이 상사와 부하, 동료들과 함께한 일이다.

착하고 어진 사람들이 옆에서 나를 훌륭하게 지켜주었다.

고마운 사람들의 얼굴과 이름이 머리를 스쳐 지나간다.

모두 고맙고 사랑한다.

언제나 감사하고 감사드립니다. 모두 당신들 덕입니다. 


산책하다 보니 벌써 가을이다.

너희들 언제 그렇게 노랗게 변해 버렸니.

내 껍데기도 너희들처럼 노랗게 혹은 빨갛게 단물 빠져나가고 있다.


껍데기가 그동안 꽤 추웠어서 겨울이 지나간 줄 알았는데

이제 더 혹독한 겨울이 다가오고 있는 거 같다.

죽지 않도록 영육 간 더 충분히 먹으면서 대비해야겠다.

공적조서 쓴 상도 받아서 실컷 먹어 보았으면 좋겠다.


계속 먹는다.  나이도, 업무도, 음식도...

돼지++



매거진의 이전글 살아남은 기념 마케팅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