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아들은 고3입니다. 특성화고에 다니다 보니 입시보다는 취업준비를 하길 바랬지만, 고등학교에서 배운 것들이 별로 마음에 안 드는지 다른 일을 해보겠다며 다시 입시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패션이나 디자인 등에 관심이 많고 키도 191cm나 되다 보니 패션모델을 해보면 어떻겠냐 하여 모델학을 가르치는 대학에 가보는 것으로 인생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모델지망생인 아들의 동의를 얻어서 얼굴공개합니다^^ Instagram@sung8chi_wu
패션모델이 꼭 대학을 가야 할 필요가 있을까라는 고민을 아들이 하긴 합니다. 안 가도 되니 선택은 너의 몫이라고 얘기해주었는데, 일단 아들은 대학에 가보려고 하는 듯합니다.
딱 입학금까지만 해주면, 양육의 제 책임도 이제 끝입니다.^^
직업계고의 특성이 있다 보니, 가끔 아들 친구들의 도제 취업(일학습 병행), 산업현장실습 등에 대한 이야기들을 듣습니다. 학업과 기술 습득을 병행하면서 일찌감치 직장인의 삶에 뛰어든 우리 아이들이 대견합니다. 이 아이들이 사회에 잘 자리 잡고 역동적인 우리나라를 만들어 나갈 수 있도록 체계적인 지원과 관심, 교육이 더욱 많이 필요합니다.
인문/이공계고 학생들이 많다 보니 대부분의 교육정책이나 입시정보가 이들에 맞춰져서 특성화고 출신 학생들은 취업이나 입시 준비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이 학생들의 학업이나 기술 습득에 대한 정보, 학창 시절 이야기들이 많지도 않고요. 오히려 특성화고 학생들이 산업현장에서 당한 사고 뉴스가 더 많은 현실입니다. 너무 안타깝습니다. 우리 사회가 좀 더 다변화되고 교육정책도 풍성해져야겠지요?
종종 방송을 보면, 고등학생들이 기업에 산업현장실습 등을 나가 여러 사고를 당했다는 뉴스를 접합니다. 우리의 사랑스러운 아이들을 데려다가 안전도 담보되지 않은 산업현장에 무방비로 방치하는 모습에 정말 화가 나고 분개합니다. 제 아들을 저런 산업현장에 보낼 수 있을까라는 물음에, 선뜻 '네'라고 답하기 어렵습니다. 어른들이 남의 자식 받아서 훈련시키고 교육시킬 때는 다시 한번 자기 사업장과 시설물들을 점검하고 살피는 노력과 관심이 필요합니다.
제대로 준비하지 못하면 금방 무너질 겁니다.
사회복지 실습 프로그램을 준비하면서, 이런 특성화고 3학년 아들을 둔 부모의 입장에서 생각해봅니다.
서비스 중심의 사회복지 현장의 실습이 산업현장보다는 위험하지 않기에 안전 등에 있어서 주의력이 떨어지긴 합니다. 하지만, '사람'을 대하는 분야이다 보니 긴장감을 놓을 수는 없습니다. 크고 위험한 산업기계나 공작기계 등은 없지만, 미숙한 서비스와 언행 등으로 서로가 상처받을 수 있기에 실습 전에 사전교육이 반드시 병행되어야 합니다.
또 미숙련된 학생들이 학점이수의 목적도 있다 보니 현장에서 단순 직무, 반복 업무 등의 실습 프로그램이 진행되기도 합니다. 현장의 바쁜 직원들이 계속 실습생들을 들여다봐줄 수 없으니 우편물 발송이나 각종 데이터 정리 등의 단순 업무가 매일 제공되는 것이죠. 물론 이런 업무도 중요한 업무이긴 하지만, 현장실습을 하러 온 학생들에게 매일 하라고 시키면 안 될 업무입니다.
만약 제 자녀가 사회복지를 공부하면서, 멋진 사회복지사가 되기 위해 현장실습을 나간다고 하면요. 선배인 저는 어떤 마음가짐으로 준비를 해야 할까요? 부모의 마음으로 후배들을 바라보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후배인 학생들에게 열심히 실습에 임해달라고 하기 전에 현장 직원들이 먼저 실습생들이 불편한 게 없을지, 만족감을 줄 프로그램은 준비가 되었는지, 예상되는 안전사고는 없는지 검토하고 관리해야겠습니다.
매년 진행되는 사회복지 현장실습이니, 대충 우리 업무 가르쳐주고 4주의 시간만 보내면, 끝나는 교육 커리큘럼으로 학생들을 만난다면요. 안전화/안전모 없이, 사전교육 없이 고등학생 실습생 받아 작업반에 투입시킨 뉴스 속의 사고기업과 다를 바 없을 것입니다. 100% 만족은 아니더라도 서운한 것들이 없는지 재차 확인과 점검이 필요할 것입니다.
다시금, 전 준비가 되었나 돌아봅니다.
매번 사회복지 실습을 진행하면서, 중간평가와 종결 평가를 전 직원이 참여하여 실습생들과 함께 진행했는데요. 앞으로는 실습생들의 만족도 조사를 별도로 진행할 예정입니다.
다 사람이 하는 일이라, 완벽하진 않고 정량화할 순 없겠지만, 조금씩 변화하며 더 성장하는 저와 직원들의 모습을 볼 수 있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