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복지사로서 NGO에서 일하다 보니 매년 모금활동을 합니다.
우리나라 NGO 모금분야의 1세대이고 제가 일하는 기관의 창립자로부터 받은, 모금의 기본으로 삼았던 성경구절입니다.
Whatevevr town or village you enter, search there for some worthy person and stay at their house until yoy leave.
어떤 성이나 마을에 들어가든지 그중에 합당한 자를 찾아내어 너희가 떠나기까지 거기서 머물라
As you enter the home, give it your greeting.
또 그 집에 들어가면서 평안하기를 빌라
If the home is deserving, let your peace rest on it, if it is not, let your peace return to you.
그 집이 이에 합당하면 너희 빈 평안이 거기 임할 것이요 만일 합당하지 아니하면 그 평안이 너희에게 돌아올 것이니라
If anyone will not welcome you or listen to your words, leave that home or town and shake the dust off your feet.
누구든지 너희를 영접하지도 아니하고 너희 말을 듣지고 아니하거든 그 집이나 성에서 나가 너희 발의 먼지를 떨어 버리라
(마태복음 10장 11절~14절)
시중에 모금에 관련한 책들이 많이 있습니다. 현장에 모금전문가도 많지요. 아름다운 재단 기부문화연구소에 따르면 우리나라 기부총액이 2021년 14.4조 원에 달한다고 하니 기부/모금 관련 시장이 작은 규모가 아닙니다. 많은 개인과 기업이 후원과 나눔 활동을 진행하고 다양한 사회복지기관들과 NGO들이 모금활동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모금과 관련한 온라인 플랫폼도 여러 개 있고 블록체인을 모금과 연결시키며 메타버스상에서 모금활동을 펼치는 등 색다른 도전도 활발히 진행 중입니다.
처음 모금활동에 참여하거나, 기업/단체 등과 파트너십을 맺기 위해 스폰서들을 만날 때는 누구나 긴장하고 설레어합니다. 나와 내가 속한 기관에, 내가 제시한 후원 프로그램에 만족해하면서 참여해주기를 간절히 원하죠. 단 한 번의 만남으로 후원이 성사되기도 하고, 길게는 1~2년의 관리 후에 어렵게 탄생하는 후원 결과가 있기도 합니다. 성과가 나오지 않을 때, 상대방이 애를 먹일 때, 모금 때문에 걱정하던 때에 모금 선배이자 제가 속한 기관의 창립자가 이 마태복음 10장으로 모금의 기본원칙을 이해시켜주셨습니다.
'전도와 모금은 같은 것이다. 후원하겠다는 사람에게는 열과 성의를 다 해라. 또한 누구에게든지 부끄러워하지 말고 하나님을 전도하듯이 후원을 권면해라. 거절해도 따뜻하고 정중하게 권면해라. 또 거절해도 다시 예의 있게 권면해라. 그래도 싫다면, 뒤도 돌아보지 말고 나와서 발의 먼지를 떨어 버려라. 나눔의 기쁨을 알려줬건만, 그에 참여하지 않은 몫은 그 사람의 것이다. 세상에 전도할 사람과 장소가 아직도 많듯, 후원자로 발굴할 사람과 기업은 넘쳐난다'
설교말씀이다 보니 발꿈치의 먼지도 떨어 버리라고 할 정도의 표현이 나왔는데요. 상황을 강조한 표현일 뿐, 후원을 하지 않는다면 그냥 미련 갖지 말고 일상에서 잘되기만을 빌어주라는 표현입니다.
저도 후배들에게 모금할 때 마음가짐에 대해, 이렇게 가르칩니다.
"나의 모금 프로그램에 확신만 갖고 있다면, 꾸준하게 사람과 기업을 만나다 보면, 언젠가 기대 이상의 금액이 항상 들어오더라. 내가 담당일 때에 꼭 성과를 보겠다고 조급해하지 말자. 내 다음 사람이 크게 혜택을 볼 것이다. 또, 세 번까지 후원을 권면했는데도 상대방이 싫다면 그를 향한 권면의 성실함이 우리한테 넘어올 것이고 더 이상 크게 미련 갖지 말자.
우리한테 합당한 후원자를 찾으면 그때 최상의 노력으로 성심성의를 다하자.
세상은 넓고 후원처는 널렸다."
솔직히 기부를 안 해도 평안히 살 수 있습니다. 기부를 해야 꼭 착한 사람이 되는 건 더더욱 아니고요. 그런데 기부를 하면 마음도 편하고 행복감이 더 듭니다. 후원하기 전에는 어려운 이웃의 불쌍한 상황이 보이지만, 후원을 하고 난 뒤에는 자기의 행복한 마음이 보입니다. 주변에 기부나 후원을 권면하는 사람이 있다면 눈여겨 봐주세요. 여러분을 행복한 세상으로 인도하는 안내자일 수 있습니다.
어려운 사람들을 찾아 직접 돕기도 하고 활동가들이 있는 기관에 정기적으로 후원을 해보세요. 그들이 당신을 향한 발뒤꿈치의 먼지를 떨어 버리고 돌아서기 전에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