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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라토너 Jul 12. 2019

독일에 맥주 마시러 가자

하자매 독일여행 첫째날

작년에 들은 불어 수업의 선생님이 독일은 관광지로 손해 보는 이미지가 있다며, 사실은 유럽의 다른 나라들보다 사람들이 친절하고 어딜 가든 깨끗해서 관광하기 좋은 곳이라고 했었다. 올해는 어디를 가볼까 하던 차에 그 말이 기억이 나서 독일로 여행지를 정했다. 독일 하면 맥주, 맥주 하면 뮌헨이 떠올랐다. 하지만 뮌헨 인아웃이 끼면 프랑크푸르트 인아웃의 가격과 차이가 많이 나서 일단 프랑크푸르트로 들어가서 바로 뮌헨으로 이동하기로 했다.


같이 가기로 한 동생이 <독일에 맥주 마시러 가자>라는 책을 사 왔다. 저자는 정말 10일 남짓 동안 맥주를 마시러 독일 한 바퀴를 돌았다. 운전을 해야 했기 때문에 이동 날에는 몇 모금밖에 마실 수 없었다는 사실에는 내가 다 안타까웠지만, 생생한 맥주 여행기를 보니 나도 꼭 이 맥주여행을 하고 싶어졌다. 책을 읽으면서 독일 맥주가 우수한 품질을 유지하게 된 것이 '맥주 순수령' 덕분이었고, 필스너가 대세인 독일에서 뮌헨은 밀로 만든 바이젠이 유명한 이유도 알게 되었다. 바이젠 앞에 붙어있는 '헤페'가 효모라는 것도 알았다. 헤페바이젠이란 효모가 살아있는 밀맥주였던 것이다. 독일에 진짜 맥주를 마시러 가지 않더라도 읽어보면 그동안 몰랐던 맥주 지식을 한껏 얻을 수 있을 책이다. 물론 나는 진짜 마시러 갈 거라서 책에 나온 맥주 설명이며 양조장들 정보를 메모해두고는 독일에 가서 수도 없이 꺼내 봤다.


출국날이 닥쳐서야 여행 계획을 겨우 하나씩 채우는 게으름과 안이함은 이번 여행에도 마찬가지였다. 그나마 비행기와 호텔 예약 다음으로 가장 먼저 계획을 잡은 게 에딩거 맥주공장 투어였다. 인당 17유로를 내면 제조공정 투어 후 소시지, 프레즐, 맥주를 마음껏 먹을 수 있다고 해서 좋다고 예약했다. 그러고는 별다른 계획이 없었는데 독일로 가는 비행기 안에서 텅 비워둔 뮌헨에서의 마지막 날 일정을 하나 채웠다. 바로 안데스 수도원에 맥주를 마시러 가기로 한 것이다. 맥주 마시러 멀리 가는 것은 이 두 군데로만 정했다. 나머지는 느긋하게 호텔 조식 먹고, 점심에 맥주 마시고 좀 쉬다가 저녁이니까 또 맥주 마시러 가자고 여행 계획을 마무리했다.


숙소 가는 길에 발견한 칵테일 트램. 와 내일 타볼래!!했는데 매주 토요일에만 있는 트램이었다.

열한 시간 가까이 날아 오후 4시 반에 프랑크푸르트에 도착했다. 내리자마자 뮌헨으로 가는 ICE 열차를 타기 위해 프랑크푸르트 공항역으로 이동했다. 열차는 40분 지연되어 7시 반이 되어서야 출발했고, 숙소에 도착하니 11시였다. 구글에서 검색해보니 12시까지 하는 펍들이 몇 개 보였지만 밖에 나가서 먹기에는 우리는 이미 너무 지쳐버렸다. 아쉽지만 독일에서의 첫 맥주는 캔맥주를 사다 마시는 걸로 대신했다. 그리고는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굳이 한국에도 있는 캔맥주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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