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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휴선 Apr 18. 2018

취준생이여, 아무 데나 취직하지 말자

취준의 굴레를 끊고 싶은 간절함이 자괴감으로 바뀌는 순간  

대한민국 20대들은 현재, 말 그대로 생계를 위한 취직 전쟁 중이다. 중학교 때부터 고등학교 때까지 평판 좋은 대학교에 입학하기 위해 10시간씩 앉아서 고생한 대한민국의 아들, 딸들은 지금도 속고 있다. 대학 가면 놀 수 있다던 부모님과 담임선생님의 말씀은 새빨간 거짓말, 놀 시간은커녕 더 큰 중압감에 시달려야만 하는 다음 관문이 대학교이다.


예전엔 그래도 '1학년 때는 놀아도 된다'라고 스스로 자위하며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술도 마시고 연애도 하고 그랬는데 요즘 대학교의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선배들도 하나 같이 '새내기 때 취직 준비해야 된다' 혹은 '그때부터 공무원 준비하는 자가 승리자다'와 같이 불안한 미래를 대비하라며 엄포를 놓는다.


어쩌면 새내기들의 변화된 태도는 취직 전선에서 고군분투하는 졸업예정자들의 처절함을 직접 피부로 느끼고 있다는 반증일 것이다. 그만큼 이 땅에서는 사회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고 개인의 만족을 충족시킬 수 있는 직장을 얻기가 힘들다.


https://www.ila.org/publications/ila-reporter/article


4학년이 되어 느끼는 부담감은 아틀라스(Atlas)가 짊어지고 있는 하늘만큼이나 무겁다. 아틀라스 처럼 반기를 들고 대항한 것도 아닌데 평범한 삶에 왜 이런 중벌을 받아야만 하는 걸까? 오늘도 전국의 취준생들은 그 부담감을 어깨로 받치고 스터디 또는 도서관으로 향한다.


취직이라는 것이 한 사람의 자존감과 직결돼 있는 문제이기 때문에 정신적 또는 심적으로 힘들 수밖에 없다. 준비기간이 길어지고 탈락의 고배를 마시며 갉아 먹히는 자존감에 처음의 패기와 열정과는 달리 조금씩 눈높이가 낮아진다.


‘OO선배 OO은행 됐대!’, ‘OO후배 OO공사 들어갔다더라’와 같은 지인의 소식에 기쁨과 동시에 드는 씁쓸함, 누구나 겪어본 감정일 것이다. ‘나는 왜 취직이 안될까?’라고 스스로를 자책하며 취준생으로 서 사는 매일매일이 고통스러운 청년들.


그러나, 아무리 힘들어도 부디 아무 데나 취직하지는 말자. 당장 힘들다고 원하지 않는 곳에 들어간다면 더 큰 자괴감을 불러일으키는 어려운 상황에 빠지게 된다. 가령 업무가 맞지 않거나 직장동료 혹은 기업문화가 자신의 가치관에 부합하지 않는 상황이 오면 평소보다 더 크고 부정적이게 받아들이기 십상이다.


출처 : https://www.infoworld.com/article/2846758


그렇다고 바로 퇴사를 결정해서 나올 수 있을까? 어찌 됐던 살벌한 경쟁률을 뚫고 들어간 기업일 터, 다시 취준생으로 돌아가려는 결심을 곧바로 하는 것은 판단하기 어려운 솔로몬의 재판이다. 그래서 일과 취준을 동시에 병행하려 하니 시간적 여유도 빠듯하고 야근이나 회식과 같은 회사 일정에 자꾸 흐름이 끊기기 마련.


결국 원하지 않는 회사를 다녀야 할 부담감과 취준생으로 돌아갈 불안감 속에서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한 채 딜레마에 빠지게 된다. 솔로몬처럼 극단적인 판결을 내리고 후를 봐야 할까? 그 판결이 현명한 판결이었을지는 아무도 알 수가 없다.


따라서, 조금 늦어지더라도 더 멀리 바라보고 타인의 기대가 아닌 본인 스스로가 만족할 수 있는 기업을 선택하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다. 내가 원하는 기업이 나를 선택할지는 두고 봐야 할 일이지만 도돌이표처럼 퇴사를 감행하고 다시 취준생으로 돌아가는 것보다는 효율적이고 현명하지 않을까?


취직이 하늘의 별 따기보다 힘든데도 '퇴사'하는 게 유행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벌어지는 이 시대.


취준생이여, 부디 아무 데나 취직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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