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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상욱애비 Nov 26. 2021

소설 캠프아라리

1화 들풀 어린이집

또 다른 세상을 꿈꾸다             

       

     

농원 견학     



"언니, 농원 구경 좀 해야지. 아이들이 잘 때가 기회야. 일어서 가자."   

  

김지우 부부가 농원을 돌아보러 가자고 한다. 평소 아이들이 조심스러워서 한 시도 눈을 떼지 않던 김지우가 오늘 처음 방문한 곳에서 아이들을 맡기고 농원을 구경하러 가자고 나선다. 

     

"상욱이 어머니와 현봉이 어머니가 아이들이 깨면 돌봐준다고 한 바퀴 돌고 오래."    

  


농원이 주는 포근함 때문인가 김지우도 한결 편안해 보였다. 일행은 유동진의 안내로 농원을 구경하러 나섰다. 유동진은 농원 둘레를 경계하는 듯 두꺼운 나무 벽에서부터 농원에 대한 설명을 시작했다.  

    

"저기 농원 주변의 벽처럼 둘러싼 쥐똥나무는 유기농을 위한 방풍림이에요. 유기농을 하려면 주변의 밭에 뿌리는 화학비료가 바람에 날려 오는 것까지 막을 수 있어야 하거든요. 그래서 빨리 자라는 쥐똥나무를 선택했는데 크게 자라니까 보기도 좋네요. 생존력이 좋아서 도시의 화단에 조형목으로 많이 쓰는 나무죠. 모두 작은 담처럼 깎아 놓아서 이렇게 크게 자란 것은 보기 힘들지만."

     

농원 경계로 울창한 쥐똥나무로 벽을 만들어 놓은 것이 조경보다는 유기농의 조건이라고 했다. 

    

"우리 농원은 유기농산물을 생산하는 농원입니다. 일반적으로 농사를 하는 방법은 관행농법과 친환경 농법으로 나뉘죠. 관행농법은 화학비료와 농약을 써서 하는 농법이고 친환경 농산물의 정의는 농약과 화학비료 등을 사용하지 않거나 최소량만 사용하여 생산한 농산물입니다. 그중 유기농법은 가장 엄격하게 농약과 화학비료를 제한하는 단계죠. 우리 농원은 촌장님이 유기농보다 더 자연에 가까운 농사를 하자고 하셔서 우리가 고생하고 있지요. 하하"

     

그는 자신들의 농법을 자연 순환농법이라고 했다. 모든 농법 중에서 가장 자연에 가까운 농법이라고 자랑한다. 목소리에 자부심이 느껴졌다.     

 

"아마 우리 정도 작은 규모의 농원에 유기농 인증을 30여 가지 받은 농원이 없을걸요? 올해는 토마토 오이 가지 등 생으로 먹는 과채류와 엽채류, 곤드레 등 익혀 먹는 나물류를 합쳐서 모두 27가지 유기농산물 인증을 받았죠. 초기 많을 때는 30가지를 훌쩍 뛰어넘기도 했지만, 그것도 많이 정리된 겁니다. 그까짓 거 종류가 많은 게 뭐라고 그냥 많이 심으면 되는 거 아닌가 싶지만 그게 그렇지 않습니다. 모두 심는 시기들이 조금씩 다르고 재배하고 수확하는 방법들도 다 달라서 품목이 많으면 손이 많이 필요합니다."

     

김지우가 가볍게 소리를 지른다.   

   

"와, 그렇게 종류가 많으면 힘들지 않나요?"    

 

"네 힘들죠. 우리 농원은 회원과 직거래를 하는데, 그 방식이 1년씩 계약하는 정기 회원제죠. 그래서 매주 먹거리 꾸러미를 보냅니다. 일주일 동안 가정에서 먹을 농산물을 매주 수요일 보내드리는 거죠. 그래서 다양한 품목을 재배하는 겁니다. 고객의 건강을 생각해서 유기농산물을 재배하는 거지만, 유기농 재배 방식이어서 우리도 안전하게 일을 할 수가 있는 겁니다. 


제초제와 살충제 등을 농약이라고 부르잖아요. 그게 엄청나게 독성이 강하거든요. 아마 사 먹는 사람의 몇천 배를 농사하는 사람이 먹게 될걸요. 예전부터 원인 모를 병으로 죽는 농업인들이 많았어요. 과학이 발달한 지금도 이유도 모르고 시름시름 앓다가 돌아가시는 농촌 분이 많아요. 우리는 그게 전부 농약 중독으로 벌어지는 일이라 생각해요. 어릴 때부터 농사해 왔으니 아마 만성 독약 중독일 거예요. 안 그럼 원인이 없잖아요."


     

우리 먹는 먹거리에 그런 독성이 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니 서유재는 소름이 돋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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