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자존감에 대하여 3.

건강한 자존감 키우기

“저 사람은 자존감이 참 높은 것 같아” 
“우리 아이는 자존감이 낮아서 큰일이야.”    

 

보통 우리가 말하는 자존감이란 특질 자존감을 의미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무조건 자존감이 높으면 건강한 걸까?      


Baumeister(2000)등의 연구에 따르면 화를 쉽게 내거나, 타인에 대해 폭력성이나 공격성을 보이는 사람들이 자존감이 낮다는 해석이 우세했지만 많은 연구들은 이들이 결코 겸손하지 않으며 오히려 지나치게 부풀려져 있는 편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자신보다 약자에게 무례하고 지위나 성별, 인종 등에 의해 차별을 하며, 사소한 일에도 과민하게 반응하며 자신을 무시한다고 공격성을 자주 드러내는 사람들은 자존감이 지나치게 높으며, 과도하게 부풀려진 자신의 자존감을 지켜내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고 한다(Bushman &Baumeister, 1998).      


따라서 건강한 자존감을 키워야 한다. 그렇다면 건강한 자존감이란 도대체 무엇일까?

자존감이란 스스로에 대한 깊은 신뢰와 더불어 타인을 마음 깊이 존중하고, 그에 걸맞은 말과 행동이 이어졌을 때 건강해진다. 그렇다면 먼저 스스로에 대한 깊은 신뢰는 어떻게 얻을 수 있을까?     


자존감 관련 논문들을 찾아보면 자기효능감과 높은 상관을 보이는 연구가 상당하다. 

자기효능감이란 과제를 끝마치고 목표에 도달할 수 있는 자신의 능력에 대한 스스로의 평가를 의미한다. Albert Bandura는 자기효능감을 주어진 상황에서 성공할 수 있는 자기 능력에 대한 믿음이라고 말했다. 

이는 그의 사회 인지 이론(Social cognitive theory)의 바탕이 된다. 

사회인지 이론은 우리 삶의 모든 상황에서 개인의 행동은 자신이 관찰한 타인의 말과 행동에 영향을 받는다는 것이다.     


이는 2가지 점을 시사한다. 


첫째로, 아이들의 성공경험이다. 

아이들이 할 수 있는 일들을 찾아 성공 경험을 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는 것이다. 

스스로 선택한 일을 자신의 노력으로 성취한 경험이 자기효능감을 높일 수 있다. 

그렇다면 아이들이 할 수 있는 성공 경험의 기회는 무엇이 있을까?      


아이들이 손쉽게 할 수 있는 집안일이 있다. 

이불 개기, 신발정리, 분리수거, 장보기, 빨래하기, 빨래 개기, 설거지, 화장실 배수구 청소하기, 변기 닦기 등이 있다. 

집 안에서 함께 사는 구성원으로서 마땅히 해야 할 일이 바로 집안일이다. 

따라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차근차근 설명하고 시범을 보인 후 해보도록 기회를 준다.


처음에는 누구나 미숙하다. 

따라서 함께 집안일에 참여한 것을 격려해야 한다. 

절대로 중간에 끼어들어 도와주지 않는다. 

스스로 더 나은 방법을 찾거나 혹은 물어볼 때까지 기다려 주어야 한다. 

그리고 스스로 끝까지 했을 때 비로소 노고에 고마운 마음을 표시한다. 


이는 가족이라는 작은 사회 안에서 유능감을 경험할 기회가 된다. 이 유능감이 곧 자기효능감을 의미한다.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아이가 스스로의 성장을 위해 하고 싶은 일을 정하도록 한다. 

예를 들어 하루 1쪽의 책 읽기, 하루 10분의 운동하기, 하루 1곡의 악기 연주하기 등 무엇이든 좋다. 

자신의 성장을 위해 스스로 실천할 수 있는 목표를 한 가지 정하되, 최대한 적은 노력으로도 성취가 가능한 목표를 정한다. 

그리고 목표에 대한 실천은 스스로 점검한다.     


예를 들어보자. 아이의 자기 성장 목표가 만약 하루 10분 책 읽기인데 1시간을 읽었으면 6장의 스티커를 스스로 붙인다. 

일주일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성공했다면 목표치를 높이고 싶어 한다. 

하루 20분 책 읽기 혹은 하루 30분 책 읽기로. 

하지만 원래의 목표를 유지해야 한다. 

그래야 유능감을, 지속적으로 경험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방식으로 Albert Bandura가 말했던 주어진 상황에서 성공할 수 있는 자기 능력에 대한 믿음을 높여준다.      


다음으로 타인을 마음 깊이 존중하는 태도를 가져야 한다. 

우리는 어떻게 해야 타인을 마음 깊이 존중하게 될까? 

아이가 마주하는 첫 번째 사회는 바로 가족이다. 

남편이 아내를 대하는 태도, 아내가 남편을 대하는 태도, 부모가 자녀를 대하는 태도가 아이들이 타인을 대하는 태도를 결정한다.      


Albert Bandura가 사회인지 이론에서 말했듯이 우리 삶의 모든 상황에서 개인의 행동은 자신이 관찰한 타인의 말과 행동에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더구나 가장 오랜 시간을 함께하는 가족의 말과 행동의 영향은 매우 크다. 

따라서 부부가 서로를 존중하는 태도를 보여주어야 한다.      


어떻게 하는 것이 부부가 서로를 존중하는 것일까? 

과거처럼 남자는 바깥일, 여자는 집안일로 구분하는 것일까? 

아니면 서로가 함께할 시간을 늘리기 위해 가족 구성원 모두가 집안일을 함께 하는 것일까? 

당연히 가족 구성원 모두가 함께 집안일에 참여하는 것이 서로를 존중하는 태도를 가리킨다.  

   

학교에서 아이들이 가장 싫어하는 일은 바로 청소다. 

그래서 떠드는 아이, 숙제를 안 해온 아이, 장난친 아이가 청소를 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른바 청소는 벌인 셈이다. 

과연 청소가 벌일까? 

청소는 하찮은 일이며, 청소를 하는 것은 벌을 받는 것일까?     


만약 교실을 일주일 혹은 한 달 동안 청소를 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될까? 

바닥에 떨어진 쓰레기와 먼지들이 발에 차이고, 숨을 쉴 때마다 여기저기에서 쓰레기 냄새가 난다면 아이들은 당장 청소를 하자고 달려들 것이다. 

청소를 한다는 것은 내가 살고 있는 곳을 보다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드는 아주 가치 있는 일이다.

      

더구나 청소는 스트레스 해소에도 도움이 된다. 

영국 런던대학의 마크 하머 박사 연구팀은 정신건강과 신체활동량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였다. 

연구 결과 일주일에 한 번 규칙적으로 청소 등 몸을 많이 움직이는 집안일을 하는 사람의 정신건강 위험이 20%가량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주일에 한 번 20분 이상 쉬지 않고 몸을 움직이면 운동 효과가 있어서 스트레스가 줄어든다는 것이다. 

    

캘리포니아 대학교 로스엔젤리스 캠퍼스와 노스캐롤라이나 대학교의 공동 연구팀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자기만족적인 행복을 추구하는 사람들은 당뇨병, 암 등과 관련한 염증을 촉진하는 생물학적 지표의 수치가 높았던 반면에 봉사를 행복의 한 요인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은 염증을 촉진하는 생물학적 지표가 낮고, 전반적으로 건강했다.     


따라서 가족이 서로를 위해 집안일을 하는 것은 타인을 대하는 건강한 태도를 학습할 기회이자, 건강을 위해서도 효과적인 셈이다.     


타인을 마음 깊이 존중하는 태도를 갖기 위한 또 하나의 방법은 바로 인사하기다. 

인사를 하려면 눈을 맞추어야 한다. 

그리고 밝은 얼굴로 상대를 바라보며 고개를 숙여야 한다. 

타인과 눈을 맞추고 인사를 나누는 행위는 용기를 필요로 한다. 

타인에게 고개를 숙이는 행위는 겸손을 필요로 한다. 


타인을 향한 깊은 존중의 마음을 담아 인사를 나눈다. 

인사를 나누는 이웃이 늘어날수록 개인의 사회적 불안감은 감소한다.      

결국 타인을 존중하는 인사를 하는 것이 개인의 안녕감을 높이는 원인이 된다. 


한 가지 예를 들어보자. 

우리나라 사람들의 절반이 다가구 주택에 거주하고 있다. 

즉, 아파트 거주인구가 절반 정도 된다. 

아파트에는 대부분 관리사무소가 있고, 관리사무소에는 경비가 근무한다.   

   

이들은 대부분 24시간 교대 근무를 하고 있으며, 최저임금을 받고 있다. 

그러나 이들의 업무량은 임금에 비해 높은 편이다. 

아파트 내 거주민의 안전을 위해 순찰은 물론이고 분리수거, 택배 보관 및 처리, 아파트 주변 환경미화 등의 일을 하고 있다.      


만약 이들이 없다면 어떤 일들이 벌어질까? 

따라서 이 분들의 노고를 아이들에게 가르친다. 

그리고 그 감사함에 보답하는 감사 편지를 쓴다. 

이 감사편지는 곧 타인을 마음 깊이 존중하는 태도를 심어준다. 

왜냐하면 편지를 받은 경비 아저씨 역시 편지를 쓴 아이의 마음을 존중하기 때문이다.      


건강한 자존감은 아이가 성취 가능한 목표를 스스로 설정하고, 실천을 스스로 점검하도록 만들어 주는 일, 그리고 아이들 주변에서 노고 하시는 분들의 고마움을 알고, 그 고마움에 보답하는 과정 속에서 만들어진다.   

   

결국 아이 스스로의 실천을 통해 자기의 이해를 높일 수 있도록 기다려주고, 타인과의 건강한 관계를 맺음으로써 자기 효능감을 더 자주 경험하도록 하는 것이 아이 스스로 건강한 자존감을 갖게 도와주는 일임을 알 수 있다. 



1. Baumeister, R. F., Bushman, B. J., &Campbell, W. K. (2000). Self-esteem, narcissism, and aggression: Does violence result from low self-esteem or from threatened egotism?. Current directions in psychological science, 9, 26-29.     


2. Bushman, B. J., &Baumeister, R. F. (1998). Threatened egotism, narcissism, self-esteem, and direct and displaced aggression: Does self-love or self-hate lead to violence? Journal of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75, 219-229.     


3. Arianna Huffington의 제3의 성공 297쪽 발췌


4. http://media.daum.net/life/health/wellness/newsview?newsId=20140425171702932&RIGHT_LIFE=R4

작가의 이전글 자존감에 대하여. 2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