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건 단상

버리지 못하는 것들에 대하여

by 천생훈장

더 이상 입지 않을 거라는 걸 알지만 버리기 아까워서 옷장 안에 몇 년간 걸려있는 옷가지들, 더 이상 쓰지 않을 거라는 걸 알지만 폐기하기 애매해서 필통에 오랫동안 꽂혀 있는 필기구들처럼 더는 필요 없음에도 여전히 쌓아 놓고 있는 물건들이 산을 이룰 만하다.



빈 손으로 왔다 빈 손으로 가는 것이 인생이라지만, 그 빈 손과 빈 손 사이에는 얼마나 많은 축적과 낭비가 있는가. 그런데도 더 갖지 못해서, 더 필요한 것들이 끊이지 않아서 안달하며 하루하루를 살고 있으니 부끄럽고 민망한 삶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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