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불야성. 도시 속의 환락과 작위적인 놀이터의 결정체처럼, 타오르는 밤의 불빛은 취기와 연민으로 채워진 것 같다. 그 나름의 서울다운 매력이자, 나의 DNA를 들끓게 하는 뜨거움이기도 하다.
파리의 백야제(La nuit blanche)에서 나는 새로운 불야성을 보았다.
자정이 넘도록 세느강을 따라 무수한 시민과 관광객들이 북적 되는 밤.
새벽까지 이어지는 예술의 향연을 즐기며 파리의 미술관, 박물관을 배회하는 밤.
이 날 파리의 불야성은 우리 같은 이방인에게 친절하고 공평했다.
점유나 소유라는 테두리에서 벗어난 예술은 파리적인 지형 지물과 하모니를 이루고,
시민, 부랑자, 관광객, 예술가, 비예술가, 유학생 할 것 없이, 이 도시의 밤은 예술이라는 깊은 품으로 모두를 감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