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를 드골 공항.
파리에 처음 도착했을 때 비가 왔다.
픽업 하러 나온 한국사람은 오랜 유학생활에 가정을 이루고 산다 했다.
녹녹치 않은 생활인가. 지쳐 보였다. 파리가 주는 도시의 피로감인지, 육아-학업-생계에 지친 가장의 고단함인지…
얼떨결에 그가 파리 첫 인상의 하나로 각인되며, 거대한 회색 그라데이션으로 채색된 것 같은 공항을 빠져나왔다. 비가 많이 내렸고, 15구까지 차로 가는 동안 단 한번도 ‘우와’ 하지 않았다…시작은 그렇게 육중한 회색 덩어리를 삼킨 기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