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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yul Dec 10. 2020

#브런치북소개 / 그녀는 수영실력만 성장한 게 아니었다

중학생 때 처음 알게 된 라디오는 새로운 세계였다. 영상이 없는데도 소리 하나만으로 사람의 진심, 기분, 감정이 생생하게 느껴졌다. 소리 하나 만으로 나를 웃고, 울게 하는 것이 무척 신기했다. 그 이후로 나는 내 취향과 잘 맞는 심야라디오를 즐겨 들었다. 그 때 그 향수를 불러 일으킨 건 다름 아닌 브런치 라디오 공모전 글이었다. 감명깊게 읽은 브런치북을 소개하면 라디오 대본도 참여할 수 있다는 내용이었다. 요즘 글을 잘 쓰는 사람들이 많은 만큼 이 공모전 또한 만만치 않을 것이다. 그래도 도전해보고 싶었다. 그래서 그동안 감명깊게 읽은 글들을 쭉 떠올려봤는데 죄다 매거진이었다. 한 숨을 푹 쉬고 도전마저 포기해야하나 싶은 순간에 브런치북을 발견했다. 나는 좋아하며 공모전에 도전하기 위해 나머지 글을 마저 다 읽었다. 처음에는 그저 그 공모전에 참여하고 싶어서 그 브런치 북을 완독하기로 했는데, 읽을수록 궁금해져서 다음 글을 클릭했다. 완독하고 난 후, 라디오 대본에 참여하고 싶어서가 아닌 이 브런치북을 소개하고 싶은 마음이 커졌다. 




내가 소개하고 싶은 브런치 북은 라니 작가의 '우는 아이들을 두고 수영장에 간다'이다.

처음 이 브런치 북을 알게 된 것은 6화 '아줌마들 텃세 조심해'의 글을 통해서였다. 평소와 다름없이 오늘은 무슨 좋은 글 없나 하며 브런치를 기웃거릴 때, 눈에 들어오는 제목에 재빨리 클릭했다.


아줌마들 텃세. 나는 이 텃세를 잘 알고 있었다. 

지하철에서 엉덩이부터 들이미는 분들, 새치기 하는 분들, 고속버스나 기차에서 다른 사람의 자리에 앉아놓고 비켜주지 않는 분들, 대중목욕탕에서 큰소리로 떠드는 분들 등등 그런 분들의 공통점은 자신보다 어린 사람에게 그런 행동을 한다는 것이었다. 편견을 가지면 안 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어느새 내 머리와 마음에는 아줌마들에 대한 편견이 자리잡고 있었다. 


그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다가 '아줌마들 텃세 조심해' 글을 읽으면서 알게 됐다. 

나는 꽤 크게 아줌마들에 대한 편견을 가지고 있었고, 나중에 나는 저러지 말아야지 라는 생각을 늘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사실은 작가의 말처럼 소수의 행동들에 의해 만들어진 인식이며 편견이라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


지금까지 내가 경험했던 작고 큰 일들을 떠올려보면 무례한 행동을 하는 분들이 계신가 하면, 엄마처럼 관심을 주고 잠깐이었지만 따뜻한 마음을 베풀던 분들도 많았다. 그런 분들을 더 많이 생각했어야 했는데 나는 그런 분들보다는 무례한 행동을 하는 분들을 더 많이 떠올렸다.


아줌마들 뿐만 아니라 다른 부분에 대한 것도 정확한 근거가 없는 편견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지 않을까 싶다. 

또한 나 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가 편견을 갖고 살고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이 브런치북을 소개하고 싶었다. 


[소수의 잘못이 집단 전체의 부정적인 이미지로 고착되는 건 사회적 약자들이 자주 겪는 폭력이다. 그런 폭력은 "000 조심해" 라는 걱정, 조언의 탈을 쓰고 일상에 스며든다.]



6화 '아줌마들 텃세 조심해' 에서 제일 좋아하고, 공감되면서 배우기도 했던 구절이다. 


꼭 집단 전체 뿐만 아니라 사람에 대해서도 적용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쟤, 쌈닭이래. 조심해", "쟤한테 말 조심해, 안 그럼 엄청 달려들어." "쟤 여자 또는 남자 킬러래" 등등 우리는 개인에서 집단까지 제대로 알지 못하면서 함부로 판단하고, 편견을 갖고 주변 사람들에게 자신의 편견과 잘못된 판단을 주입시킨다. 이것은 개인을 왕따시키기도 하고, 부정적으로 바라보게 만들고, 한 집단을 경멸의 시선으로 보게 한다.


이런 폭력은 예전부터 시대가 바뀐 지금까지도 곳곳에서 반복되고 있다.

이것 또한 우리의 올바르지 못한, 바뀌어야 하는 관습 중 하나라고 본다. 그리고 대개 그런 관습들은 악순환을 만든다. 그 악순환을 우리가 끊어야 한다.




6화 외에도 좋은 글들이 참 많다. 어떻게 보면 수영에 관한 에피소드들을 그냥 쭉 나열한 것 같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서로 연결되어 있다. 그리고 그 에피소드들은 수영실력만 향상 된 게 아니라 그녀가 조금씩 성장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바로 이 부분이었다. 무엇보다 이 점은 내가 끝까지 읽을 수 있게 만들어준 큰 힘이 되어줬다. 


수영에 대해 배우고, 실력이 향상되면서 그녀는 그 안에서 자신의 삶과 연결시켜서 배우고, 스스로를 성장시킨다. 화가 거듭될 수록 그녀의 수영과 자아가 손을 잡고 조금씩 크는 모습을 보며 나는 미소가 새어나왔다. 


그리고 그녀의 글을 읽으며 나 또한 배웠고, 성장했다. 


브런치 북 하나가 나를 성장시켜줬다는 것이 참 놀랍고 신기했다. 

그리고 내가 누군가의 글을 통하여 깨닫고, 성장한 것처럼 내 글도 그런 존재가 되었으면 좋겠다.





-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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