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쓰게 된 동기
기업 회생이라는 단어는 일반인에게는 낯설게 느껴질 수 있다. IMF 이전만 해도 기업이 파산하거나 회생 절차에 들어간다는 것은 드문 이야기였다. 그러나 외환위기, 글로벌 금융위기, 코로나19 위기 등 다양한 경제적 위기를 겪으면서 기업 회생은 이제 뉴스에서 흔히 접하는 단어가 되었다. 최근 언론 보도에 따르면, 기업 파산과 회생 신청이 통계 작성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한다.
기업 회생은 단순히 법적 절차로만 이해하기에는 그 이면에 많은 경제적 의미가 담겨 있다. 과거에는 회생이나 파산이 드물었지만, 이제는 경기 침체와 외부적 충격으로 인해 많은 기업들이 회생 절차에 들어가고 있다. 특히 자금 조달의 어려움, 경영 악화, 시장의 불확실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기업들이 위기에 처하게 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기업 회생은 기업의 생존을 위한 중요한 대안으로 자리 잡고 있다. 기업 회생은 단순히 빚을 탕감받는 과정이 아니라, 경제적 가치를 다시 창출하고 재도약을 준비하는 과정이다.
내가 기업 회생에 대한 책을 쓰려는 이유는, 이 제도가 우리 사회에 잘 알려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기업 회생을 단순히 법적인 구제 수단으로만 생각하지만, 그 본질은 경제적 관점에서 출발한다. 기업 회생은 경제적 판단을 바탕으로 기업의 가치를 최대한 살리고자 하는 노력이다. 하지만 이러한 경제적 관점은 일반인들이 쉽게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기도 하다. 그래서 나는 이 책을 통해 기업 회생의 경제적 의미를 쉽게 풀어내고, 이 제도가 왜 중요한지에 대해 설명하고자 한다. 이 책이 기업 회생의 복잡한 절차를 이해하는 데 가교 역할을 하기를 바란다.
기업 회생에 대한 일반적인 오해 중 하나는 채권자의 희생을 통해 채무자를 구제하는 과정이라는 것이다. 물론 채권자의 손실은 불가피하지만, 회생의 궁극적인 목적은 기업의 경제적 가치를 살리는 데 있다. 여기서 중요한 개념이 매몰원가와 계속기업가치이다. 매몰원가는 이미 지출되어 회수할 수 없는 비용을 의미하며, 회생 과정에서는 이러한 매몰원가를 의사결정 과정에서 고려하지 않고 기업의 미래 가능성에 집중해야 한다. 기업 회생은 과거의 손실에 얽매이지 않고, 미래의 가치를 창출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이는 단순한 법적 절차 이상의 경제적 판단이 필요한 부분이다.
또한, 계속기업가치는 기업이 청산되지 않고 계속 운영될 때 창출할 수 있는 가치를 의미한다. 기업 회생의 핵심은 바로 이 계속기업가치를 최대화하는 것이다. 만약 기업이 청산된다면 남는 것은 고철이나 다름없는 자산들뿐이겠지만, 회생을 통해 다시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춘다면 그 가치는 훨씬 커질 수 있다. 따라서 회생 절차는 단순히 법적으로 부채를 정리하는 과정이 아니라, 경제적 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다.
이 책은 기업 회생의 법적 절차를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그 경제적 의미를 이해하고 이를 통해 법을 더 잘 이해하는 데 목적이 있다. 기업회생은 법과 경제적 논리를 모두 이해해야 한다. 기업 회생을 이해하는 데 있어서 법적 측면만을 강조하면, 그 이면에 있는 경제적 논리를 놓치기 쉽다. 나는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이 기업 회생의 재무적 관점을 이해하고, 이를 바탕으로 법적 절차를 더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 기업 회생은 단순한 구제책이 아니라, 기업의 새로운 기회를 창출하고 경제를 활성화하는 중요한 과정이라는 점을 강조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