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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레인 Dec 11. 2023

잘살고 싶어서 죽고 싶던 날

상황이 아니라 존재의식이 결정한다.

억울하다 생각했다.


내가 착하다고,

나니까 참는다고 생각했다.


답답한 벽에 가슴이 눌려

너와 내가 철저히 갈라서고

살아갈 날이 버겁게 느껴질 때...


어렵더라도 기어이 정신을 돌려,


언젠가 만났던 깊은 동굴 안쪽의 빛

그 안에서 들리는 속삭임을 상상한다.


동굴처럼 깊고 깊은 광막한 그곳에_

고요히 빛을 내는 무언가가 있다.


그 빛은 아름다운 소리를 낸다.


빛의 소리를 따라

사랑을 택하자,


생각과 내가 분리되기 시작했다.


속박 당하고 있다가 아니라

속방 당하고 있다고 '생각'하는구나.


이해할 수 없으니 문제가 아니라

이해할 수 없으니 문제라고 '생각'하고 있구나.


/

두려움을 뿌리로 자란 생각들을 믿지 않는다.

해결할 수 없는 걱정, 근심, 의심을 내려놓는다.


상황에 맞서 격렬히 거부하며

뭘 어떻게 해보려고 하지 않는다.

이미 나의 소관이 아닌 것이다.


 


모두에겐 각자의 아픔과 시련이 있다.

자기만의 극복해야 할 무언가가,

꼭 풀고 싶은 숙제가,

유난히 신경 쓰이는 주제가 있다.


겉보기엔 무난히 잘 살아왔던 은영이라지만,

왜 시련이 없었을까?


은영은 삶에 대한 욕심이 컸다.

최고로 완벽한 삶을 꿈꿨다.


잘 살고 싶은 마음이 없었다면...

잘하고 싶고, 벗어나고 싶고

그래서 답답하고 가슴이 터질 것 같지 않다면

그냥 살지, 죽고 싶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런 그녀에게 시련은

크고 작은 어려움 그 자체보다,

이런 것들이 나에게 오면 안 된다는

강한 저항감이 만들어내는 것이었다.


/

고통 없는 삶은 없다.


고통이 없어지도록 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고통을 받아들이는 법을 배워야 하는 것이었다.


해결되지 않았고,

원하는 방향으로 되지 않았더라도

파국이 아니며


때로 비난받고

때로 세상 사람들이 나를 인정해주지 않더라도

나는 나 자체로 충분한 것이었다.


은영은 저항하지 않을 때 고통이 흘러가는 것을 보았다.


그러면서 이 어려운 숙제들이 사실은 자신을 위한 것이며, 어쩌면 삶이 알려주는 '자기완성'의 길을 걷기 위한 힌트라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의식의 확장은 계시와 시련으로 이루어진다고 한다.


아픈 경험 덕분에,


어떤 상황에서도

결국 사랑과 친절을 택하겠다는

소신이 생겼다.


자유인지 속박인지

성취인지 좌절인지


상황이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존재 의식이 결정한다.


- 나는 눈치 보지 않는다.

- 나는 나다움을 존중받는다.

- 나는 자유롭다.


갈구했던 것을 나로 규정하자 신비롭게도,

서서히 모든 것들이 제자리를 잡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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