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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레인 Apr 11. 2021

화(火)_일어날 일이 일어난 거야

어딘가에 살고 있는 과거의 나에게

"넌 안될 거야."

"그렇게 해서 돈을 벌 수 있겠어?"


처음 그 말을 들었을 때

억울하고 분해서 눈물도 났지만

결국은 인정할 수밖에 없었어.


내 마음 깊은 곳에서

똑같이 말하는 소리를 들었거든.


'할 수 있을까?'

'돈도 별로 안될 텐데...'


내가 나에게 하는 말이었어.


상대방은 그저 자신의 입을 통해

숨겨진 내 생각을 알려줄 뿐이었지.





보기 싫은 행동을 하는

저 사람이 너무너무 미워 죽겠지만

사실 그 상사나 부하직원은 잘못이 없어.


저런 행동은 안된다거나 정말 싫다는 내 고정관념이

그를 나쁜 사람으로 몰아넣고 화를 내고 있을 뿐


모든 사람이 서로 다른 각자의 세계에서 살고 있어


에겐 그가 '천하에 못된 놈'이지만

다른 이에겐 그가 '정말로 좋은 사람'인지도 모르지

 

인간은 자기 자신, 자기의 생각, 느낌을 경험하면서 그것이 다른 것들로부터 분리된 것이라 여기는데 이는 인간 의식의 일종의 착시 현상이다.
- 아인슈타인


다른 사람을 통해 자신을 경험하는 거야.


나를 가장 분개하게 만드는 바로 그 모습이

내 안에 숨겨져 있다는 걸 알게 되면

그를 용서할 수 있지 않을까?


아니 용서랄 게 없지.

오히려 고마워해야 할 거야.

그를 통해 고정관념 하나를 지울 기회를 얻었으니까.


고정관념이 줄수록

화가 날 일도 줄어들어.




하지만 클로닌,


이론을 알아도

실전에서는 어쩔 수 없더라고.


여전히 나는

아이가 말을 안 들으면 화가 나고

일이 안되면 짜증이 몰려오고

누군가 나를 비난하면 순간 발끈해.


하지만 그래도 다행인 건..

요즘 나는 그럴 때면

화를 내는 내가 보여.


'아 내가 화를 내고 있구나.'

'이런 상황에서는 분노가 솟아나는구나.'


그리고 나 이런 생각이 들어.


'이 일을 통해 나를 경험하고 있는 거야'

'상황은 나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 걸까'


기분은 안 좋지만 감정에 푹 빠지진 않지.

감정도 마음도 느낌도 내가 아니야.


작은 나(ego)를 인지하고

내 안에 큰 자기(self)가 있음을 알면

작은 나의 감정을 흘려보낼 수 있어.


내가 옳다는 걸 기어코 증명하는 게 중요할까?

아님, 나의 세상이 조화를 이루는 게 중요할까?


나의 세상을 평화롭게 할 수 있는 선택권이

나에게 있어.

 


원망하지 마

그 사람도 그 상황도


일어날 일이 일어난 거야


언젠가 네가 너도 모르는 사이

생각으로 준비시켜온 그 일 말이야.


그 일을 통해 잠시라도 내면을 들여다볼 수 있다면

우린 훨씬 더 자유로워질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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