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경험하고 싶은 신의 마음으로 그저 그것을 경험하자. 경험하는 수밖에 나는 도리가 없다. 도망칠 수도 포기할 수도 없으니.... 더 이상 이것이 나를 찢어놓지 않도록 그저 에고의 욕망을 바라보자.
그래. 욕망은 분리감에서 오는 두려움, 그 속에서 외치는 아우성. 신의 아들로서 이미 다 가진 내가 그렇지 않다는 설정을 해놓고 써 내려가는 드라마. 그렇다면 멋지게 가져주마.라고 하지도 말자. 그건 욕망의 노예가 되겠다는 발언. 그냥 그 드라마를 지켜봐 주자. 경험해 주자. 애쓰지 말고 그저 바라본다. 욕망이라는 그것을......... 아 내가 욕망하고 있구나. 그래. 토닥토닥.
나라는 경계, 내 인생, 내 집, 내 돈... 나의 것은 없지만 동시에 모든 것은 나의 것. 그저 가슴이 시키는 일을 합니다. 좋아하는 일을 풍요롭게 하리란 사실을 받아들입니다. 그마저도 욕망일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마음과 생각과 느낌을 잠재우고 가슴에게 귀를 기울입니다.
나의 신이 나의 가슴이 나의 욕망을 도구로 마음껏 경험하시기를. 마음도 생각도 느낌도 욕망도 모두 도구로서 가슴의 명령에 복종할 것입니다. 이미지도 정체성도 나라는 허구도 이 몸도 모두가 거짓이기에 집착을 내려놓으려고 합니다. 집착을 내려놓아야 한다는 사실에도 집착하지 않으며 그저 바라봅니다. 그저 가슴을 열고 경험하고 관찰할 뿐입니다. 그렇게 살아가게 하소서.
정신을 차리고 보니 다시 나였다.
나는 진실에 다가간 것일까? 진실은 내 의지로 할 수 있는 게 없다는 건가? 내 의지는 없고 신의 의지만 있을 뿐이란 건가? 그럼 내 욕망은 아무래도 상관없다는 건가?
기분이 좋진 않지만
고통스럽진 않다.
마음이 한결 가볍다.
순간 자유를 느꼈다.
그것이 이루어지든, 아니든
어차피 내 뜻이 아니라면
아무 상관없는 일이라면...
그래 그것은 차라리 가볍다.
G. 의 목소리가 들렸다.
클로닌, 모든 것은 텅 비어 있어. 너는 그저 투명함이지. 너의 관념, 생각, 욕망들도 그저 투명한 허상일 뿐이야. 신의 의지는 모든 것을 뚫고 지나가. 그저 신의 의지가 일할 뿐이야. 될 일이 되는 것뿐이라고. 그러니 굳이 너는 고통을 받을 필요가 없어. 생각도 욕망도 계속해서 가질 테지만, 사실 가질 필요가 없는 거야. 어차피 신의 뜻에 따라 이루어질 것이므로.
그래, 저항은 고통일 뿐이다. 계산하고 어떻게 바꾸려 해 봤자 결코 신의 뜻을 거를 수는 없다. 그러므로 굳이 저항하느라 애쓸 필요가 없는 것이다. 그저 투명한 나를 받아들이는 게 상책이다. 온전히 내맡긴다는 것은 그래, 온전히 내 맡긴다는 것은....... 내맡기지 않아 봤자 어쩔 도리가 없으므로............... 그래 온전히 내맡겨보자.
너는 그저 투명하다는 것 그것을 바라보고 기뻐하고 감사해 봐. 신이 그리는 삶의 예술을 즐겨봐. 신은 너의 몸을 통해 삶이라는 예술을 공연하고 계시지.
마음을 고요히. 어차피 신의 뜻이라면 그저 조용히. 편안히. 고통받을 필요가 없다. 그저 나는 질문할 뿐이다. 진실은 무엇인지.
숲을 내려와 아버지께 편지를 썼다.
보내지 못할 글자를 내 눈에만 보이도록 적어 내려갔다.
...
미래를 이상화하다 지쳐
꿈을 버리고 싶어질 때쯤
꿈은 저 멀리가 아닌 지금임을 알았어요. 꿈이 잘못은 아니었어요. 욕망이 잘못은 아니었어요. 그것을 바라보는 내 문제였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