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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레인 Oct 17. 2023

친구, 진실한

chapter1. 관계

episode7. 박격려와 모범순


친구사이라도 속으로 그런 게 있다.


'내가 너보단 좀 낫지?'


못난 심보가 그래야 편했다.


예쁜 범순과 한참 수다를 떨고

집에 돌아와 거울을 보면

그날따라 격려의 얼굴은 더욱더 밋밋해 보였다.


하하핫,

'너랑은 왜 이리 통화가 길어지지?'

'네 인생은 왜 이리 우여곡절이 많냐?'

'이제는 그만 듣고 싶은데,

'나 할 일이 많은데 말이야...'


말 많고 사연 많은 범순과 전화를 할 때면

가끔씩 불쑥 솟는 이기적인 마음



이게 뭐야.

이러고도 내가 친군가?


응 친구지

(허울) 좋은 친구

그래서 벽이 느껴졌던 거야.


그래서 돌아서면 찜찜하고

그래서 괜히 기운이 빠졌던 거라고


왜냐면,

가면 속은 답답하거든.


박격려는 알면서도 외면하며

모범순과 '무늬만 베스트 프렌드'를 유지했다.


딱히 나아질 방법이 있을 거란 생각도 들지 않았다.



한참 후에_


자연스럽게 멀어진 우정에는

그다지 관심도 없었지만


살아가며 만난 어쩔 수 없는 고통으로

그러다 발견한 내면에 대한 궁금증으로


불완전한 자신을 인정하고

못난 부분마저 받아들이고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사랑하게 된 후에

드디어_


달라진 박격려는

오랜만에 모범순을 만났고

그녀와의 관계 또한 달라졌음을 느꼈다.


범순과 격려사이에

미묘한 평가나 신경전이 사라지고,

꾸밈없이 허심탄회해진 서로만 있었다.


서로를 진심으로 걱정하고

너와 나를 분리하여 비교하지 않고

그대로 존중하고 사랑하는 우리만 있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박격려의 마음이 따스히 차올랐다.


한참을 수다하고 헤어졌지만

에너지는 오히려 채워진 듯했다.





행복의 비결은 정말이지 사랑이었나 봐.

스스로 충만해진 사랑은

관계에서 꽃을 피우지.


이제야 사랑스러운 네가 보여.


있는 그대로의 너를

존재자체로 이미 완벽한 그녀를


울며 웃으며

고통스러워하며 행복해하며


살아가고 있는 우리를 위해


치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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