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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경은 Feb 13. 2023

힐링이 되어가는 중

그냥 그렇게 치유된다..

아무것도 안 하는 것보다,

글을 써도 힐링이 되고, 그림을 그리면서도 힐링이 되고, 그리면서 말을 해도 힐링이 된다.

아이와 대화하면서도 힐링이 되고, 함께 테니스장에 자전거를 타며 시원한 나무와 코끝을 간질이는 듯한 바람 향기를 맡으면서도 힐링이 된다.


힐링은 내 마음을 기분 좋게 하고 내 답답한 가슴을 어루만져주는 손길과 같다. 마음이 답답할 때 한 곳을 응시하며 산새가 움직이는 동작과 모습을 그저 바라본다. 그렇게 풀리기도 하지만 그러면서도 생각에 생각을 이어서 계속 더 복잡한 곳으로 매몰차게 들어감을 발견한다. 


뭔가를 해야만 했다. 글을 쓰던, 그리던, 어질러진 방구석 이리저리 엉켜있는 전선을 풀어서 동그랗게 말아 올리며 정돈하듯이, 그렇게 마음을 정리하며 무언가를 해야만 한다. 그러면 내 머리는 단순해지고 해결된 느낌으로 복잡한 실타래 같은 마음이 한결 정리되어 나아짐을 느낀다. 뭘까? 이것을 어떻게 설명하지? “존”의 상태로 들어간다고 해야만 할까? 그런 “존”의 상태를 들어가기 위해서는 처음 항상 시간이 필요했다. 끄적이다가, 이거 저거 검색해 보다가, 딴짓 좀 하다 잠시 간단하게 생각해 보았다. 그러다 2분만 하고 말자 하다 보면 어느새 그 세계로 미끄럼 타며 신나게 빠져든다. 지금이 바로 그런 순간이다. 


작고 간단한 무언가라도 하게 되면 그곳에서 골똘히 하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아무것도 안 하면 아무것도 못 보게 되는 것이다. 아무 일도 안 하게 되면 아무 생각도 못하게 된다. 이것은 내가 뭔가를 소중하게 다루듯 말이다. 이는 소중한 무언가이기 때문이다. 


힐링이 된다는 것은 내가 간단히 뭔가를 하는 것이다. 정말 단순하다. 머리는 생각으로 복잡하고 힘들 때,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고 쉼이 필요하고 힐링이 필요할 때, 정신은 가만히 있다고 하더라도 몸은 아주 살짝 움직여 보는 것이다. 육아일기를 써봐도 좋고, 5분 윗몸일으키기나 노래 가사를 그저 흥얼대며 써봐도 좋다. 


솔직히 그냥 가만히 앉아서 휴대폰만 만지작 대면 마음이 이상하게 더 힘들어진다. 왜 그럴까? 그렇다고 힘든 생각이나 어려운 생각을 하는 것이 아니다. 내게 있는 시간을 그냥 흘려보낸다는 생각에 스스로에게 괜히 미안한 생각이 더 든다고 해야 할까? 이것을 어떻게 글로 잘 풀어서 설명할지.. 더 고착되게 만드는 것과 같다. 내가 스스로를 더 가두는 듯한 느낌이랄까.. 그러한 생각에서 그저 가만히 있게 되면 쉼은커녕 더 나를 그곳에 멈추게 되어 힘들게 만들어 버린다. 이럴 때일수록 뭔가를 해서 그 하나의 멍 때리는 상황에서 나오게 된다. 몸의 상태를 약간 바쁘게 만들어서 정신의 상태를 속여보는 것이다. 그렇게 현재의 나의 상태를 조금 바꿔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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