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과 밤이 바뀌면 밝음과 어둠이 교차한다. 밝았던 곳은 어두워지고 어두웠던 곳은 밝아진다.
컴컴했던 창문 너머로 빛이 새어 나오면 책장을 넘긴 듯 새로운 이야기가 시작되는 것 같다.
스탠퍼드 캠퍼스는 낮에도 예뻤지만 밤에도 참 예뻤다. "브래너 홀"은 학부생이 거주하는 기숙사인데 외관이 예뻐서 오며 가며 자주 구경했다. 쌍둥이처럼 나란히 서 있는 두 개의 홀은 언뜻 보면 똑같아 보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조금 달랐다. 계단의 개수, 간판, 가로등의 위치 등.
두 홀을 연결하는 긴 통로는 생략하고 하나는 낮에 본 모습으로, 다른 하나는 밤에 본 모습으로 그려보았다.
안에도 들어가 보고 싶었지만 출입증이 없어서 결국은 들어가 보지 못했다. 그림을 그리는 동안에도 왔다 갔다 하는 학생들을 보면서 안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을까 궁금해만 했다.